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자신의 퇴임식에서 서울서부지법 사태를 거론하며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고했다면 그런 일이 있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는데, 법원 폭동 사태 원인을 놓고 시사하는 바가 커보입니다.
이 내용은 장덕진 기자입니다.
【 기자 】
35년 법관 생활을 끝으로 퇴임식을 가진 윤준 서울고등법원장.
윤 원장은 서울서부지법 사태를 두고 폭도들이 법원에 난입한 폭동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비판의 화살은 법원 내부를 향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이 확고했더라면 감히 그런 일이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고 주장한 겁니다.
그러면서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믿음이 반석처럼 굳건했다면 그런 일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윤 원장은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은 법원의 존재 기반이자 이유"라며 사법 판단이 정치적 이유로 흔들려선 안 된다고 주문했습니다.
선배 법관의 지적을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한 법원 관계자는 MBN과의 통화에서 "윤 원장의 발언이 아예 잘못됐다고는 못하겠다"고 말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서부지법 사태를 우리의 정치적 중립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건 큰 오해"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특허법원과 행정법원을 신설한 고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인 윤 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냈습니다.
MBN 뉴스 장덕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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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김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