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사관 "한국 국민 올바른 판단 내릴 것…무리하게 연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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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서울 중구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멸공 페스티벌' 집회 현장 / 사진=연합뉴스 |
지난 7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멸공 페스티벌' 집회 참가자 50여 명이 사회자의 발언에 맞춰 "멸공! 멸공! 멸공!"이라고 따라 외쳤습니다. "시진핑 아웃", "탄핵 무효" 같은 구호도 뒤따랐습니다.
'관광 1번지' 명동 한가운데서 열린 집회 현장 옆으로는 적지 않은 중국인 관광객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거나 고개를 숙인 채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들과 눈을 마주친 집회 참가자 일부는 "꺼져라"라며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멸공 페스티벌의 주최자는 김정식 전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는 의혹이 아닌 팩트"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칭한 '주권 침탈 세력'이 결국 중국 아니겠느냐"라고 확신했습니다.
또 "청년 세대에선 중국 동포나 화교가 부당한 특혜를 많이 받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며 "중국인이 국가정보원을 촬영했는데도 간첩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현실에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집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반중(反中)을 넘어 혐중(嫌中) 정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행동에 나선 '혐중주의자' 다수는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됩니다.
멸공 페스티벌에서 'CCP(중국공산당) 아웃'이라는 구호는 '탄핵 반대'와 나란히 내걸렸습니다. 광화문이나 헌법재판소 앞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에서도 'CCP 아웃'이 적힌 손팻말이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한·미·일 등 자유민주 진영의 대척점으로 여기는 세계관이 확산하며 보수층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크게 강화됐다고 분석합니다.
국내 체류 중국인의 건강보험 무임승차 논란이나,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 움직임도 이를 부채질했습니다. 여기에 계엄과 탄핵 사태를 기점으로 중국의 선거 개입 음모론이 등장하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혐중으로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혐중 정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끝날 때까지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선양 총영사를 지낸 신봉섭 광운대 초빙교수는 "탄핵심판 결과가 일종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중국도 그때는 외교적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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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주한중국대사관은 국내 일각의 '중국 부정선거 개입설'에 대해 "한국 내정 문제를 중국과 무리하게 연계시키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사관은 어제(8일) 대사관 명의 입장문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대사관은 "우리는 말하는 대로 행동하며 이에 대해 당당하게 생각한다"며 "한국 국민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선거 개입설과 관련해 중국 당국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12·3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이 체포됐다며 선거 개입설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