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영하 10도 안팎의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이어졌죠.
모두에게 추운 겨울이지만 노숙인 같은 취약 계층에게 그 고통은 두 배, 세 배가 됩니다.
텐트에 골판지 하나 덧대 추위를 견디는 노숙인, 그리고 유독 겨울이 더 추운 쪽방촌 주민들을 박은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지원센터.
거리의 노숙인들에게 나눠줄 음식과 핫팩 준비가 한창입니다.
가까스로 찾은 노숙인들이지만 도움을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 "필요한 거 없으세요?"
= "없어요. 나중에 나중에…."
- "위험할 것 같아서…너무 춥잖아요."
= "나중에 나중에…."
▶ 인터뷰 : 안영호 /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
- "첫날이니까 인사 정도 하고 위기개입 필요하다고 하면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내부가 다 비치는 얇은 텐트에 구부러진 골판지 한 장, 살 에는 추위를 견뎌낼 보금자리 치고는 너무 초라합니다.
▶ 스탠딩 : 박은채 / 기자
- "천막을 덮어놔도 소용없는 추운 날씨에 노숙인들은 머물던 텐트를 비우고 센터로 이동한 상황입니다."
찬바람이 힘겨운 건 쪽방촌도 매한가지.
건물 밖으로 드러난 전선에 맺힌 고드름이 녹으면서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복도를 감싸는 건 얇은 비닐 한 장이 전부입니다.
▶ 인터뷰 : 이영훈 / 쪽방촌 주민
- "날씨 춥지. 아무래도 여름이 낫지. 뭐 항상 뭐 그렇지 뭐…."
추위는 지병을 더 키웁니다.
▶ 인터뷰 : 김연호 / 쪽방촌 주민
- "(산 지) 18년 조금 넘었네. 겨울이 제일 힘들죠. 통증 때문에. MRI 찍으니까 척추가 많이 휘어졌대."
▶ 인터뷰 : 장희우 / 시립남대문쪽방상담소 간호사
- "어르신 혈압 좀 재드릴게요. 꽤 높으신데요 어르신? 추우신데 핫팩이랑 장갑도…이거 양말이에요."
일주일 내내 계속된 북극의 찬바람이 힘없는 이웃에겐 더 야속하기만 합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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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안지훈 기자·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