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살해 여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 없어…같이 죽을 생각으로"

신상정보 공개…유족 동의 얻어 진행 검토
"수업 못 들어가게 해서 짜증났다" 진술

↑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8)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 양을 살해한 40대 여교사 A 씨가 경찰 조사에서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이 났고, 같이 죽을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오늘(11일) 대전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 양이 없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 10일 오후 5시 15분쯤입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4분 만에 피해 가족과 학교 관계자 등과 학교 안팎을 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16차례에 걸친 위치추적이 이뤄졌습니다.

김 양이 발견된 건 학교 내부인 돌봄 교실 앞 시청각실 창고실 입니다. 김 양의 할머니가 가장 먼저 발견했습니다. 그 옆에는 A 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김 양을 살해한 뒤 자해했습니다. 흉기로 목 부위를 찔러 정맥 깊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는 중환자실에서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학교 근처 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했습니다. A 씨는 "(학교) 3층 교무실에 있기 싫어서 잠겨 있던 시청각실 문을 열고 (들어가) 있었다"며 "바로 앞에 있는 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갈 때 '어떤 아이든 상관 없다.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으로 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시청각실에 들어오게 해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습니다.

↑ 불 꺼진 시청각실 / 사진=연합뉴스

대전 서부경찰서 육종명 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A 씨는) 2018년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휴직 중에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으며, 복직 3일 후 짜증이 났고, 교감 선생님이 수업을 못 들어가게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9일 질병 휴직을 냈으나 연말에 조기 복직했습니다. 이전에도 정신질환 등을 사유로 병가를 여러 차례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육 서장은 "A 씨가 김 양을 살해한 것에 대해 학생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표현을 못한다"며 "'면식범'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 신상공개심의위원회 절차에 따라 유족의 동의 등을 얻어 A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신상 공개는 사안의 중요성, 재범 위험성 등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국민의 알 권리, 재범 방지 등 공공이익을 위해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위원회 출석 위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할 경우 공개됩니다.

또한 경찰은 A 씨가 체포될 경우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