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찾는 할머니에…여교사 "나는 몰라요"

↑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8)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김하늘 양을 살해한 여교사가 범행 후 하늘 양을 찾는 친할머니를 마주쳤지만, 아이 행방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어제(10일) 오후 5시 15분 실종신고 이후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경찰과 가족들은 학교 수색에 나섰습니다.

하늘이 할머니는 시청각실 안 창고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여교사를 만났습니다.

할머니는 시청각실 구석의 작고 어두컴컴한 창고 문을 열었더니 여교사가 쓰러져 있었고 몸에는 피가 묻어 있었으며 주변에 하늘이 가방이 보였다고 합니다.

이에 할머니가 아이를 봤냐고 묻자 여교사는 "없어요. 나는 몰라요"라고 답했습니다.

할머니는 여교사 몸에 묻어있는 피가 여교사의 피가 아닌 타인의 피라고 생각했고, 밖으로 나가 가족에게 하늘이를 찾았다고 전화했습니다.

그 사이 여교사는 안에서 창고 문을 잠갔고, 함께 도착한 경찰이 창고 문을 부순 후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여교사가 나눈 대화는 하늘이 어머니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녹음됐습니다.

하늘이 휴대전화에는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이 깔려 있어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주위에 있는 소리를 다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이를 찾기 시작했던 오후 4시 50분쯤부터 하늘이를 찾을 때까지 모든 소리가 들렸다고 했습니다.

창고 문을 부수고 먼저 안으로 들어간 경찰은 하늘 양 상태가 참혹한 것을 보고, 하늘 양 가족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여교사는 범행을 시인하며 경찰에 "교무실에 있기 싫어 잠겨 있는 시청각실을 열어 뒀다"며 "돌봄교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갈 때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해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