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도 경남 산청의 한 마을 이장이 주민 40여 명을 무사히 대피시켜 화제입니다.
행정 명령 전에 주민들을 이동시켰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직접 모시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주택 지붕과 벽이 마치 폭탄을 맞은 것처럼 내려앉았습니다.
스무 가구 남짓 되는 이 마을 전체 집 가운데 다섯 채는 완전히 불에 탔고, 한 채는 절반 이상 재로 변했습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화마가 할퀴고 간 이 마을에는 4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80대 이상 독거노인이 대부분인데, 부상자 한 명 없이 모두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이장 덕분이었습니다."
그제 산불이 처음 나던 날.
마을 이장 김원중 씨는 어르신 8명을 마을 회관으로 우선 대피시켰습니다.
강풍에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불길을 살폈습니다.
▶ 인터뷰 : 김원중 / 경남 산청 외공마을 이장
- "30분마다 뒷산에 나는 연기를 예찰하고 불이 커지거나 옮겨오는 과정을 시시각각 사진을 찍어서… "
어제 산불 이틀 날, 마을을 떠날 것을 결심하고 주민들을 전부 대피소로 이동시켰습니다.
산청군의 대피령보다 앞선 조치였습니다.
▶ 인터뷰 : 김원중 / 경남 산청 외공마을 이장
- "어머니 한 분은 걷기도 힘들었는데, 둘이서 부축을 해서 내려오고 남아있는 분이 있으면 대피를 시켜야 하니까 일일이 집을 다 확인하고… "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 인터뷰 : 김종임 / 경남 산천 외공마을 주민
- "불난다고 대피하라고 한 게 고맙지. 이장이 참 잘한다."
오늘로 벌써 사흘째, 김 씨는 홀로 마을을 지키며 어르신들이 돌아올 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