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팀 우종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선고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사실 무죄로 완전히 뒤집힐 거란 예상은 많지 않았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1심에서 고 김문기 전 처장 관련 발언과 '국토부 협박' 발언 건 두 가지가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에 둘 다 뒤집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설령 김 전 처장 관련 발언은 무죄로 뒤집는다 해도 국토부 협박 발언은 뒤집기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때문에 유력한 전망은 최소한 일부는 유죄가 인정되고, 형량만 가지고 피선거권 박탈 기준을 넘느냐가 관건이 되지 않겠느냐였습니다.
하지만, 완전 무죄가 나오면서 많은 전망이 무색해졌습니다.
【 질문 2 】
그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뒤집기 쉽지 않을 거라던 국토부 협박 발언이 무죄로 뒤집힌 결정적인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허위 '사실'을 말한 것이냐, 여기에 대한 해석이 1심과 2심이 달랐습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는 죄명에도 나오듯 사실과 관련된 허위를 처벌하는 겁니다.
"국토부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을 한 것이다" 이 대표의 이 발언을 두고 일단 1심과 2심 모두 이 대표가 압박으로는 느낄 수 있다고 똑같이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1심은 압박을 느낀 걸 갖고 협박을 당했다는 건, 이 대표가 '거짓사실'을 말한 거기 때문에 유죄라고 본 반면, 2심은 압박을 느낀 걸 다소 과장해서 협박당했다는 '의견'을 말한 거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겁니다.
【 질문 3 】
의견을 말한 건 처벌할 수 없다는 건가요?
【 기자 】
그렇습니다, 공직선거법은 사실에 관한 발언이 허위일 경우 처벌하는 거지 의견이나 느낌을 말한 걸로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 질문 4 】
김문기 처장 관련 발언도 짚어보죠, 일단 발언이 여러 개가 있었고, 그 중 1심에서는 한 가지만 유죄였는데, 이번엔 그거마저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이건 아예 이 대표의 말이 맞는 말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대표 발언을 보면 "국민의힘에서 마치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조작한 것"이라고 하죠.
1심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쳤으면서 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한 것"이니 유죄라고 본 반면
2심은 실제로 당시 공개된 사진은 일부를 떼어낸 거니 조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게 맞다, 또 막상 검사가 증거로 낸 골프장 단체사진을 봐도 이건 골프를 쳤다는 증거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죄라고 봤습니다.
【 질문 5 】
결국 재판부의 해석에 모든 게 뒤바뀌었네요, 그런데 2년이 넘게 진행된 1심과 이번 2심 때 나온 증인들이 대부분 이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잖아요, 증언은 의미가 없었던 건가요?
【 기자 】
결과적으로 증언이 대부분 의미가 없게 된 겁니다.
증인으로 나왔던 김 전 처장 가족이나 국토부 성남시 공무원들은 거의 모두 이 대표 주장과 반대 증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 대표의 말이 '사실에 대한 발언'이라는 전제에서 팩트인지 거짓말인지 따지는 증언이죠.
팩트냐 거짓이냐 따지기 전에 애초에 김문기를 몰랐다, 국토부 협박 같은 건 사실에 대한 발언 자체가 아니었다고 재판부가 해석한 이상 증언은 의미가 없게 된 겁니다.
【 질문 6 】
공은 대법원에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오늘 선고로 대법원의 부담이 오히려 줄었다면서요?
【 기자 】
맞습니다, 만약 오늘 이 대표가 1심과 같은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았다면 대법원 입장에서는 굉장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성사되면 대선 기간 안에 대법원이 최종 선고를 하느냐에 따라 피선거권 박탈 확정이 갈리는 만큼 굉장한 압박을 받게 됐을 거거든요.
하지만 오늘 이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대법원은 어떤 선고를 하든 외부 정치스케줄에는 큰 영향을 줄 수 없게 됐습니다.
【 질문 7 】
어째서죠, 대법원이 오늘 판결을 뒤집어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게 아닌가요?
【 기자 】
2심 선고를 뒤집을 경우 대법원은 '파기환송'을 합니다.
바로 확정하는 게 아니라 고등법원이 다시 재판하라고 돌려보내는 거죠.
그럼 대법원이 이 대표 무죄를 뒤집어도 또 재판을 해야 하니 이 대표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그동안 계속 피선거권이 유지됩니다.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해도 역시 피선거권 박탈 같은 정치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게 됩니다.
【 질문 8 】
대법원이 판단을 하려먼 검찰이 상고를 해야할텐데 검찰 입장 나왔습니까?
【 기자 】
네, 검찰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상고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처장 관련 의혹과 백현동 의혹이 당시 국민적 관심사안이었던 점을 고려하지 않고 국민 생각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며 대법원에서 바로잡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우종환 기자였습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주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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