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동물들도 어미의 마음은 다 똑같은 거 같습니다.
뜨거운 화마 속에서 목줄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는 어미 백구 한 마리가 새끼들을 지켜냈습니다.
불타는 산속에서 새끼들을 안고 지키느라 온몸은 상처투성이였습니다.
박은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시뻘건 불이 타오르는 산속 힘없이 목줄에 묶여 있는 백구 한 마리.
사람을 보자마자 매캐한 연기에 목이 상했는지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간절한 듯 짖어댑니다.
화마 한가운데 갇혀 새끼들을 품어 지키느라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버린 어미였습니다.
피부는 여기저기 찢겨 있는데도 갓난 새끼 젖을 먹이느라 가슴은 퉁퉁 부어 있습니다.
물도 없이 음식물 쓰레기만 먹은 탓에 구호단체에서 잰 간 수치도 최악입니다.
이제사 겨우 병원에 지친 몸을 뉘었습니다.
관광객들이 모이는 유명한 약수터지만 약숫물은 온데간데없고 뜨거운 연기만 피어오릅니다.
이곳에서도 화마에 고통받던 리트리버 강아지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서나영 / 레스큐 활동가
- "아까 새벽 4시쯤에 화재가 번진다고 해서…. 대피소에는 강아지를 못 데리고 들어가다 보니까…."
야속한 불덩이는 사람에게나 말 못하는 동물에게나 자비라고는 한 줌도 없었습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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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