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의 핫한 인물을 만나보는 스포츠LIVE 초대석 시간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오늘 주인공은 국내 유일의 아이스하키 실업팀 HL 안양 아이스하키단의 구단주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스하키 마니아, 정몽원 HL 그룹 회장입니다. 어서 오세요!
【 질문 】
아이스하키 마니아답게 이번에 아이스하키에 대한 책도 쓰셨어요. 제목 '한국도 아이스하키 합니다'가 상당히 독특하고,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실 듯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책 제목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어떻게 정하게 되셨을까요?
【 답변 】
제가 2022년 5월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에피소드를 따서 책 제목을 정했는데요.
그때 헌액식과 함께 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이 핀란드 탐파레에서 열렸습니다. 가는 도중에 비행기 승무원이 제게 물어보더라고요, 어디 가냐고.
그래서 '핀란드 탐파레 간다'고 하니까 '헬싱키도 아니고 탐파레를 가냐'고 하기에 '아이스하키 보러 간다'고 하니 약간 놀라면서 '한국도 아이스하키 합니까' 그러더라고요. '한국도 아이스하키 합니다'라고 대답을 하고 저도 놀랐죠. 제가 그래도 아이스하키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사람인데 '아이스하키 하냐'고 물어보니까 조금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서 제목을 따왔고요.
또 하나 느낀 건 성공과 성취는 다르구나, 제 나름대로 긴 길을 왔는데 앞으로 갈 길이 멀구나 하는 하나의 교훈을 얻었던 데서 이 제목을 정했습니다.
【 질문 】
아이스하키에 진심인 기업인으로 널리 알려져 계시잖아요. 기업 경영으로 많이 바쁘실 텐데 특별히 시간을 내서 책을 쓰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 답변 】
제가 1994년에 아이스하키와 연을 맺고 30년이 됐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는데, 제일 아쉬웠던 건 30년이나 아이스하키를 했는데, 아이스하키가 아직도 비인기 종목이라는 게 너무 아쉬웠죠, 이 재밌는 종목이. 팬들하고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재밌게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앞섰고.
그다음에는 30년 동안이나 저와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한 의미가 두 번째였고.
세 번째는 과거를 정리해보면서 앞으로 아이스하키를 위해 뭘 할 거냐는 새로운 각오로 책을 쓰게 됐습니다.
【 질문 】
아이스하키가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데,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아이스하키를 뒷바라지하셨습니다. 아이스하키는 회장님께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 답변 】
참 어려운 질문인데요. 제가 선수들에게 항상 질문해요. 아이스하키는 여러분들에게 뭐냐, 여러분 인생의 뭐냐고 하면 아이스하키는 자기들의 인생이라고 대답해요, 전부 다. 그리고 아이스하키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저한테는 굉장히 소중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한테 가장 중요한 가족, 회사, 교회, 그리고 아이스하키가 제 인생의 한 축이고요. 한마디로 아이스하키는 제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질문 】
HL 안양이 현재 한국 유일의 남자 아이스하키 팀으로 알고 있어요. 처음 팀을 창단하기로 결심하신 배경이 궁금해요.
【 답변 】
저희가 만든 제품에 세일즈 프로모션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이 저희 회사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청년중역회의'에서 마침 직원 중에 아이스하키 한 친구가 있어서 우리가 에어컨을 하는데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서 스포츠팀을 만들자고 해서 아이스하키 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저한테는 결심하게 된 배경은 세일즈 프로모션 차원도 있지만, 비인기 종목을 한번 키워보자는, 사회적 책무도 있었고요. 또 하나, 동계 스포츠의 꽃인 아이스하키를 키워보겠다는 도전 정신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 질문 】
그렇다면 회장님의 30년 아이스하키 인생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역시 평창 올림픽이었을까요? 평창 올림픽이 어떤 의미였고 어떤 점에서 보람을 느끼셨을까요?
【 답변 】
평창 올림픽은 저희 아이스하키계에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한국 아이스하키의 전성기였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고. 모든 면에서 한국 아이스하키가 업그레이드된 시기라 생각합니다. 경기력은 물론 외교력, 행정력이 다 올라갔고요. 특히 사람을 키운 것, 선수들을 키웠지만 모든 걸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운 데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선수들도 좁은 울타리에 있다가 정말 하늘 밖의 하늘을 볼 수 있는, 자신의 지경을 넓히는 귀한 기회였고 경기력, 새로운 목표, 새로운 의지를 갖춘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됐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 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올림픽에 나간 협회장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큰 행운을 누린 게 좋았고. 가장 큰 보람은 올림픽 이후 유소년 팀이 100개 이상 생겼습니다. 모두들 생각이 나도 올림픽 한번 나가볼 거야, 저변 확대를 이루는 아주 좋은 계기가 돼서 거기에 가장 큰 보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질문 】
대중들에게 아이스하키 널리 알리고 싶으신 마음이 큰 것 같은데, 이렇게 방송에 나오셨으니 우리 시청자들께 아이스하키 이런 점이 정말 매력적이고, 재미난 스포츠다 이렇게 소개 한번 해주세요.
【 답변 】
제가 가장 기대한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아이스하키는 흔히 말하길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해요. 한 번만 보면 매료되는 겁니다. 계속 오시게 돼 있어요. 아이스하키는 직관의 스포츠라고 얘기하는데, 아이스하키는 22명의 전체 팀이 유기적으로 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모든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한 사람이 제대로 못 하면 엉뚱한 결과가 나요. 승부 예측이 가장 어려운 종목, 이변이 가장 많은 종목이라는 게 특징이면서 재미 요소고요.
22명이 선수 교체를 할 때 농구, 배구 이런 종목처럼 게임이 중단되면서 바꿔지지 않아요. 게임이 진행되면서 선수 교체가 되기 때문에 급하다 보니까 어떤 때는 문이 있는데, 문으로 들락날락 하지만 담을 타고 넘어오는 유일한 종목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재미가 있고요.
그리고 중요한 게 워낙 빠르기 때문에 속도가 아이스하키의 생명입니다. 계속 집중해서 봐야 해요. 긴장이 계속 가는 스포츠입니다.
많이 있는데 더 말씀드릴까요? 그리고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인물이 좋아요. 헬멧을 벗고 하면 좋겠는데, 안전 때문에 헬멧을 못 벗는데, 인물이 정말 좋아서 여자 팬들이 많이 오세요. 볼거리도 많습니다.
【 질문 】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도 쭉 아이스하키와 연을 이어가실 것 같은데요. 아이스하키와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실까요?
【 답변 】
지금까지 했듯이 아이스하키와 항상 함께 갈 것입니다. 저는 한국 아이스하키가 계속해서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저희가 지금 디비전 1B, 3부 리그에 있는 거죠. 그다음 디비전 1A, 더 나아가서 챔피언십 리그에 다시 긴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열정, 의지, 간절함으로 가는 모습을 좀 보고 싶어요. 그래서 그 과정에 뒤에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 클로징 】
지금까지 '아이스하키 마니아' 정몽원 HL 그룹 회장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스포츠 LIVE는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
[ 최형규 기자 choibro@mk.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