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부모'의 민낯을 들여다봅니다.
MBN 연중기획 '당신을 닮은 아이' 두 번째 시간입니다.
필리핀 여성과 한국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 문제는 해외 시민단체에도 눈여겨 볼 정도인데요.
이들이 바라본 한국인의 모습, 국제 망신이 우려될 정도로 낯뜨거웠습니다.
안병수 기자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마가렛 사이먼스 / '앙헬레스 릴리프' 대표
- "그녀는 매우 다정하고, 밝고, 애정이 넘치는 아이예요. 하지만 너무 가난했던 어머니는 그녀를 낳자마자 팔아버렸죠."
올해 4살이 된 코피노 얘기입니다.
아이를 홀로 키울 자신이 없던 엄마는 이슬람계 미국인에게 딸을 인신매매했고, 필리핀 사회 운동가의 신고로 극적 구조됐지만, 여전히 구호 시설을 전전하는 신세입니다.
이런 기구한 사연은 호주의 시민 단체에까지 흘러들어갔습니다.
DNA 추적으로 필리핀 아이의 아버지를 찾아주는 단체 대표는 이 한국인 아버지도 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마가렛 사이먼스 / '앙헬레스 릴리프' 대표
- "놀랍지 않게도, 필리핀 빈민가에는 한국인의 외모를 닮은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분명히 한국인 남성의 자녀들입니다."
필리핀 관광객 10명 중 3명은 한국인, 코로나 19가 잠잠해진 뒤 급증했는데, 거리에 나앉은 코피노들이 더 늘어난 이유로 지목됩니다.
특히 아이가 생겨도 경제적 책임을 외면하는 성향 탓에 현지에선 반한 감정까지 싹텄습니다.
▶ 인터뷰 : 마가렛 사이먼스 / '앙헬레스 릴리프' 대표
- "필리핀 여성들은 한국인 성관광객들이 서양인보다 비교적 젊은데다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경제적으로 책임을 지는 일이 적다는 거죠."
유관 부처도 문제 해결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 이 단체는 한국이 국제 협약을 통해 양육비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은주 / 동방사회복지회 자원개발부장
- "(외교적으로)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사실상 코피노 문제를 드러내는 걸 원치 않고 있습니다. 국가의 문제라고 책임을 같이 인식하고, 국가와 정부와 민간이 함께 상호 협력하면서…."
▶ 스탠딩 : 안병수 / 기자
- "한국 밖이라 더 무책임한 부모들, 당국도 손을 떼면서 우리 모두의 자화상으로 비춰질까 우려됩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임주령
화면제공 : 제보자, 동방사회복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