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대 아파트에서 전동 휠체어 같은 보장구에 불이 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보장구를 충전할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하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강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파트 복도에 뼈대만 남은 전동 보장구가 세워져 있습니다.
지난 5일 서울의 한 임대 아파트에 있던 전동 보장구에 불이 나며 연기를 마신 주민들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전동 보장구엔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이 나면 유독 가스가 뿜어져 나옵니다. 화재 현장에서 나온 연기는 빠르게 퍼졌고 위층까지 그을렸습니다."
임대 아파트 특성상 전동 보장구를 타는 주민이 많고, 복도 곳곳엔 보장구가 세워져 있습니다.
주민 김철순 씨도 집부터 멀티탭을 연결해 복도에서 보장구를 충전합니다.
집 출입구가 비좁아 보장구가 드나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철순 / 전동 보장구 사용자
- "다른 데에 (충전을) 할 데가 있어야지. 할 데도 없고. 집 안에 전동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고. "
피난 약자가 많이 사는 아파트 안에서 불이 나면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에 충전할 때마다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김경애 / 화재 발생 아파트 주민
- "다리 아파서 (도망을) 못 치고 우리 아저씨가 연기 나니까 들어가 있으라고 해서 집 안에 들어가 있다가…. 무서워서 문도 못 열었어. 끔찍해."
불이 아파트로 번지는 걸 막을 수 있는 야외 충전시설이 절실하지만, 단지엔 전기차 충전소만 만들어졌습니다.
▶ 인터뷰 : 김철순 / 전동 보장구 사용자
- "(야외에) 충전하는 곳을 만들어 줘야 해요. 이 동네에 전기차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전기차 충전소를 만들었어요."
전기차 충전소와 달리 보장구 충전소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임대 아파트에서도 주민들이 복도에서 충전하는데, 밖에서 충전하려면 복지관까지 가서 충전기를 선점해야 합니다.
▶ 인터뷰 : 전동 보장구 사용 주민
- "아파트 안에 충전기가 있으면 굳이 여기까지…. 구청에 건의해도 시설 투자해 줄 수 없다고 해서."
주민들은 오늘도 불안감 속에서 충전기를 꽂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