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해외 명문대 진학을 노리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비인가 국제학교는 인기 있는 선택지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일부 학교가 시험 정답을 사전에 제공하겠다며 제안하고, 이를 거절하면 퇴학 조치를 내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손성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21년 학부모 A 씨는 당시 초등학생 자녀의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해 인천의 한 비인가 국제학교를 선택했습니다.
외국어 교육 환경이 일반 초등학교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A 씨는 2년 전 학교 측으로부터 미국 대입 관련 시험 정답을 사전에 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A 씨는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는데, 황당하게도 자녀에게 퇴학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유학 준비생 학부모
- "저한테 각서를 쓰라고 하더라고요.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저희는 몇 년 치 성적표나 교육 입시 내역이 다 사라진 거예요."
교육청은 A 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학교가 인가 조차 받지 않고 운영되는 불법 학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등록말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MBN 취재 결과 해당 학교는 지금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우여곡절 끝에 자녀를 다른 비인가 국제학교로 옮긴 A 씨의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학교는 대놓고 시험 브로커를 연결해준 겁니다.
▶ 인터뷰(☎) : 시험 유출 브로커-A 씨 통화
- "프레스티지라고 그래서…. 왜 엄마가 원하는 점수 있잖아요. 이거는 좀 더 비싸요. 원하는 점수를 맞춰주고 학교를 가게끔…."
▶ 스탠딩 : 손성민 / 기자
- "이 때문에 학부모와 브로커를 연결해주고 학교는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불법 행위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일부 비인가 국제학교가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미국 대입 시험이라는 이유로 우리 교육 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문제 해결을 바라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손성민입니다. [son.seongmin@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백성운VJ
영상편집 : 김미현
그 래 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