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아시안컵 축구대회 우승을 노리는 축구 대표팀이 마지막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결전의 땅` 카타르 도하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조광래(56)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치러진 알 자지라 클럽과 평가전에서 `쌍용 듀오`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시리아와 첫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맛봤던 대표팀은 UAE 프로축구리그 선두인 알 자지라와 두 번째 평가전에서도 이기면서 자신감을 얻고 아시안컵에 나서게 됐다.
대표팀은 6일 오후 UAE를 떠나 대회가 치러질 카타르 도하로 출발하며 도착 첫날부터 공식 훈련장인 알 와크라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치를 예정이다.
◇구자철 시프트 `합격점`
조광래 감독은 미리 예고한 대로 지동원(전남)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좌우 날개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을 배치한 4-2-3-1 전술을 썼다.
관심을 끌었던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는 구자철(제주)이 지켰고, 기성용-이용래(수원) 조합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포백(4-back) 구성은 이영표(알 힐랄)-이정수(알 살드)-곽태휘(교토)-조용형(알 라이안)로 이뤄졌고, 골키퍼는 정성룔(성남)이 맡았다.
관심거리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구자철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구자철 시프트`였다.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나섰던 구자철은 수비는 물론 뛰어난 공격 감각과 킥 능력을 가지고 있어 조 감독이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던 `박지성 시프트` 대신 내놓은 해법이었다.
22살의 어린 나이에 중책을 맡았지만 구자철은 프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쌓은 충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초반 위협적인 중거리슛 시도를 비롯해 이청용과 이영표에게 슛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냈고, 코칭스태프도 만족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해외파 `이름값 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시리아와 1차전에서 해외파 선수들은 시차 적응과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감으로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알 자지라 클럽과 평가전에선 달랐다. 본래 자기 자리인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 박지성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왕성한 활동력을 앞세워 위협적인 돌파를 선보였다.
특히 이청용은 전반 35분께 이영표의 크로스를 결승골로 만들었고, 곧이어 구자철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킥까지 유도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성용은 이청용이 만든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추가골을 만들었다.
◇백업 멤버 `경쟁은 계속된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에 대거 선수 교체에 나섰고, K-리그 득점왕 유병수(인천)가 원톱 스트라이커를 맡으면서 좌우 날개도 손흥민(
또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용래는 제주도 전지훈련 내내 왼쪽 풀백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영표 대신 왼쪽 풀백으로 자리를 이동했고, 정성룡 대신 김용대(서울)가 골키퍼 장갑을 이어받아 선방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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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