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저녁 한일전을 보신 축구팬이라면 일본 대표팀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셨을 텐데요.
19번을 달고 뛴 리 다다나리, 이충성.
이상주 기자가 일본 삿포로에서 이충성 선수의 아버지를 만나 애환을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전반 35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일본 대표팀 선수가 동료에게 그림 같은 패스를 합니다.
이어 터진 선제골.
일본의 선제골을 도운 선수는 자이니치, 즉 재일한국인 이충성입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아버지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복잡한 심경을 느꼈습니다.
▶ 인터뷰 : 이철태 / 이충성 아버지
- "어릴 때부터 충성이 손을 잡고 한일전을 자주 봤습니다. 그때 한국을 응원해서… "
재일교포 4세인 이충성은 2004년 한국 청소년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보이지 않은 차별을 느끼고 일본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재일한국인으로 양국에서 모두 환영받지 못한 이충성은 2007년 일본에 귀화했습니다.
▶ 인터뷰 : 이철태 / 이충성 아버지
-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한국계는 일생 한국계입니다. 한국계로 일본 대표팀 대표로서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좋은 것 아닙니까."
국적은 바꿨지만, 이충성은 유니폼에 '오야마'라는 일본 성 대신 '이'라는 한국 성을 새겨넣으며 조국과 모국에 대한 구분과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재일한국인을 보는 시선을 바꾸려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리고 올 초 아시안컵에서 이충성의 결승 골로 일본이 우승한 뒤 재일한국인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 인터뷰 : 히라츠카 / 아사히 신문
- "재일한국인으로 이충성이 있다는 것이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됐습니다. 국제교류 관점에서도 그렇고 일본에서 재일한국인을 보는 관점도 좋아지고…"
▶ 스탠딩 : 이상주 / 기자
- "과거 자이니치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버림받은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충성처럼 재일한국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중요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일본 삿포로에서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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