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인턴을 훈계하려다 그랬다고 변명한 윤창중 씨, 담배 피우는 아이들을 훈계하다 입건된 이현호 선수. 두 남자의 훈계에 대한 여론은 극과 극입니다. 절대 해선 안 될 일을 한 것과 굳이 안 해도 괜찮을 일을 피하지 않은 차이입니다.”
지난 13일 김성준 앵커의 SBS 8시뉴스 클로징 멘트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주장 이현호가 성추행 사건으로 뒤덥힌 정치판과 승부조작 사태로 비판대에 올랐던 프로농구에 훈훈한 뉴스를 안겼다. 제목은 ‘폭행 입건’이었지만, 내용은 ‘국민 영웅’이었다.
하지만 법의 심판대에 선 이현호를 향한 여론은 낯설었다. 일방적 비난이 아닌 따뜻한 찬사가 쏟아졌다. 이현호도 스스로도 당황스런 반응이다.
이현호는 사건이 불거진 뒤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사건 동기를 떠나 ‘폭행’을 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있기 때문. 또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에게 향한 일방적인 비난의 화살도 걱정인 듯했다. 자칫 자신 때문에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호는 사건 이후에도 학생들과 전화 연락을 취하는 등 손 대신 말로 진심어린 훈계를 멈추지 않았다.
이현호는 “국민 영웅이라고요? 죄인이죠”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은 뒤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 첫째 문제는 아이들을 훈계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내가 내 성질을 참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사실 이현호의 이번 사건은 방법은 잘못됐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여론이 그를 ‘영웅’ 대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비행 청소년들을 상대로 훈계에 나선 어른들이 험한 일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보고도 못 본 채 ‘나몰라’ 하는 것이 요즘 세태다.
이현호는 “놀이터에서 그런 아이들이 있는 것 자체가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아무 생각 없이 다가가 훈계를 한 것”이라며 “그런데 파출소에서 날 보고 미쳤다고 하더라. 요즘엔 그러면 안된다고. 다음에는 그런 아이들이 있는 쪽으로 눈도 돌리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그래도 불의를 보면 참지는 못할 것 같다. 대신 훈계 방법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현호가 걱정이 되는 것은 처벌이 아니다. 이현호는 성격이 흔히 말하는 남자다운 ‘돌직구’ 스타일이다. 또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스타일로도 선수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이현호는 “한 달 뒤에 즉결심판이 있다고 들었다. 그때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한 죄값을 달게 받겠다.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합의를 보거나 하는 행동은 더 마음이 불편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현호는 “한 학생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통화도 했다. 이번 일이 기사화되면서 그 아이들이 더 큰 상처를 받은 것 같아 미안하다. 나도 말을 조심하고 사실만 말하려고 하고 있다”며 “그 학생에게도 ‘형이 키가 커서 위협을 줬다면 미안하다. 그런데 널 때리려고 하거나 나쁜 마음으로 욕을 한 것 아니다’라고 통화했다. 훈계를 하는데 그 아이들이 듣기 좋은 소리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내가 왜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앞으로 잘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섭섭한 마음을 품은 학생들은 이현호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현호도 “굳이 내가 계속 전화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현호의 소속팀인 전자랜드에서도 이번 사건을 크게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전자랜드 구단 관계자는 “분명 공인으로서 이유를 막론하고 폭행 입건된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동기가 불순하지 않고 어린 학생들을 훈계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구단 차원의 처벌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이현호에 대한 성품은 이미 구단 내에서도 유명하다. FA 때도 손해를 보면서도 구단을 위해 남은 의리파다. 이번 일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갔다오는 길에 생긴 정의감 때문에 벌어진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유 감독은 “이현호와 만나 짧게 얘기만 했을 뿐이다. 물론 손을 댄 것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런 학생들을 보면 훈계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당연한 일이 이렇게 커진 것이 신기하다”고 이현호를 오히려 격려했다.
한편 이미 혐의를 인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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