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하더라도 골프에 입문 하려면 최소 3개월은 인도어 드라이빙 레인지의 회원으로 등록한 뒤, 프로골퍼에게 따로 기초부터 레슨을 받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이 3개월 동안은 마치 도제와 같은 맞춤식 교육이 이뤄지며 과정이 끝나면 지도 프로와 함께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정규 골프장에서 시험해 보게 된다. 소위 머리를 올려 준다는 첫 라운드 인데, 골퍼라면 누구나 이에 대한 기억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방송 중계를 보면 프로선수들이 라운드를 마친 후 동반선수들과 모자를 벗고 머리를 숙이며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어느 유명선수라도 상관없이 라운드를 마치면 꼭 모자를 벗고 상대에게 예의를 표한다.
골프에서 모자는 의관과 다름 없다. 사극에서도 관리로 등용돼 벼슬을 받게 되면 가장 먼저 착용하는 것이 의관과 의복인 것처럼 골프에서도 모자 착용을 하면 그것이 바로 의관이 된다.
하지만 종종 라운가 끝난 뒤, 로우 핸디캐퍼나 지긋한 연배의 동반자들도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는 데 젊은 골퍼나 하수 핸디캐퍼들이 뻣뻣하게 모자도 벗지 않고 한손으로만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오늘 잘 배웠습니다”라는 화답을 전하는 매너조차 찾아 볼 수 없는 이같은 상식 밖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진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골프장 캐디들 사이에서 가장 배당되기 싫은 팀이 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라고도 불리는 스크린골프 팀이다. 이들은 스크린골프장에서만 골프를 치다가 어느 날 의기투합해 단체로 머리를 올리러 온 골프들을 지칭한다. 매 홀 멀리건을 달라고 조르고, 동반자가 티샷 중임에도 큰소리로 떠드는 것은 물론 앞 홀이 텅텅 비어 있는데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슬로우 플레이는 다반사다.
그린에서는 스파이크를 질질 끌고다니기도하고, 페어웨이에서는 연습스윙을 핑계로 여러 곳에 디봇 자국을 내는 등 골프의 매너와 규칙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행태를 벌이기도 한다.
하수일수록 훌륭한 인격과 지도력을 갖춘 좋은 스승을 찾아야 한다. 스승의 명예에 흠짐을 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매너와 실력을 정진을 해야만 상수골퍼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수 있다. 세계유명 프로선수들도 아직 부족함을 느끼고 스승을 찾아다닌다는 사실을 주지하자.
스승을 찾는 노력도 아깝게 생각하고 매너와 골프 룰을 경시하는 골퍼들은 제발 필드까지 나오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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