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류현진이 시즌 6승째를 완봉승으로 장식, LA다저스의 현재와 미래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앤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시즌 6승(2패)을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6승은 에이스 커쇼 보다 1승이 많은 팀내 최다승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완봉 역투와 루이스 크루스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사실 이날 양 팀의 선발 매치업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했다. LAA에서는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조 블랜튼이 선발 투수로 나왔다. 블랜튼이 ‘박혀있었던 돌’이라면 류현진은 ‘굴러온 돌’이었던 셈. 사실 다저스는 류현진과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지난해 나름대로 활약을 했던 블랜튼을 내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블랜튼은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 7패와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하며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반면 류현진은 5승2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첫해 활약을 이어갔다. 결국 이날 완봉역투로 방점을 찍으며 류현진 스스로 다저스의 미래라는 점을 증명한 셈.
이날 류현진은 경기 도중 타구를 왼발에 직접 맞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지만, 침착하게 호투를 이어갔다. 경기 초중반까지는 변화구를 중점적으로 사용해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웠고, 경기 후반에는 최고구속 95마일(153km)의 강속구를 앞세워 탈삼진을 솎아내며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눈부신 역투에 미국 현지 중계진도 찬사를 보냈다. 이날 ‘다저스의 목소리’라 불리는 다저스 터주대감 빈 스컬리는 “류현진에게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연상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발렌수엘라는 다저스 역사상 가장 강렬한 선발 데뷔 첫해 시즌을 보낸 투수다. 1980년 불펜투수로 데뷔한 이후 1981년 13승 7패, 평균자책점 2.48의 성적으로 리그 사이영상과 신인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25경기서 거둔 8번의 완봉승은 다저스 역대 신인 선수 최다 완봉 기록이다. 발렌수엘라는 당시 몸을 잔뜩 꼬아 던지는 독특한 투구폼과 스크류볼로 미국 전역에 화제를 모았다. 아직 류현진의 출발은 발렌수엘라의 신드롬에 견주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신인왕 경쟁에도 속도를 냈다. 류현진은 신인 최다승(6승)과 최다 이닝(71⅔이닝)에 올라서며 강력한 1순위 후보인 셸비 밀러와의 격차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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