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진천) 서민교 기자] 16년 만에 세계농구선수권대회 진출을 노리는 남자농구대표팀 ‘캡틴’ 양동근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각오는 무섭다.
이날 첫 소집에는 예비엔트리 16명 가운데 13명이 참석했다. 소속팀 사정으로 뒤늦게 합류할 김선형, 최부경(이상 SK)과 코뼈 골절로 빠진 이종현(고려대)을 제외하고 단 한 명도 지각생이 없었다. 오전 10시에 소집한 대표팀은 11시부터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풀었다.
그 자리에서 이번 대표팀을 이끌 주장도 정해졌다. 지난해에 이어 양동근이 또 캡틴을 맡았다. 양동근은 “나이가 많아서 또 주장이 된 것”이라며 웃은 뒤 “쉬운 자리가 아닌데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대표팀 모두 같이 힘을 쓰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동근은 최근 몇 년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붙박이 주전 포인트가드다. 하지만 늘 그렇듯 겸손하다. 이날도 “대표팀에 뽑힌 것만으로 좋다. 안 다치고 열심히 해서 최종 12명 안에 잘 붙어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양동근의 최종 선발은 결정적이다.
양동근의 목표는 유재학 감독과 같이 세계선수권대회 진출 확보다. 양동근은 “목표는 항상 같다. 이번엔 세계선수권 진출권이 달려 있기 때문에 그 티켓부터 먼저 확보한 뒤 우승을 노리겠다”며 “자신감이 없으면 시작도 안했다. 더 중요한 내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를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양동근은 어느새 대표팀 내에서도 베테랑이 됐다. 이번 예비엔트리에는 대학생 선수도 대거 뽑혔다. 이와 관련해 양동근은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은 내가 영광이고 기분 좋은 일”이라며 “프로에서, 또 대표팀에서 언제 또 함께 할지 모르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든든한 선배의 모습을 내비췄다.
대표팀 단골손님인 양동근에게 이번 대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상위 3팀에게 주어지는 세계선수권 진출권이 달려있기 때문. 양동근은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손목 부상을 당해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평소 거의 부상을 당하지 않는 양동근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컸다.
양동근은 “지난해 같은 세계대회에서 뛰어야 했는데 부상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가 언제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제대로 뛰어보겠나?”라며 “그땐 정말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이상범 감독님께도 정말 죄송했다”고 가슴에 담아뒀던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어 “이번 대회는 세계선수권을 나갈 수 있는 기회다. 16년 만이라고 들었다. 꼭 나가고 싶었던 대회”라며 “내년에 내가 다시 뽑힐지는 모르겠지만, 작년에 못한 것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는데 일조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