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강희호의 운명은 하늘이 아닌 카타르가 쥐고 있다. 카타르가 끝까지 ‘한국의 도우미’ 역할을 다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타르는 한국을 도왔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 속해, 승점 자판기로 승점 6점을 안겨줬다. 지난 3월 26일 서울에서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뽐내며 애간장을 태웠지만, 어쨌든 한국은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했다.
한국이 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를 치르면서 획득한 승점 10점이니, 절반 이상을 카타르에게서 얻었다. 게다가 11골 가운데 6골을 카타르의 골문을 향해 넣었다.
카타르가 한국을 도울 일은 아직도 남았다. 그리고 어찌 보면 가장 커다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카타르는 오는 5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간)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을 갖는다. 한국이 레바논을 상대하기 1시간15분 전에 먼저 이란과 겨룬다.
카타르의 선전은 최강희호에게 중요하다. 카타르는 2승 1무 3패(승점 7점)로 A조 4위에 올라있다. 본선 자동 진출권이 주어지는 2위 한국과는 승점 3점차다.
한국을 위협하고 있지만, 카타르는 1경기를 더 치렀다. 카타르가 딸 수 있는 최대 승점은 13점이다. 골 득실차에서 9골의 여유가 있는 한국이 남은 3경기에서 1승 1무만 거둬도 카타르의 추격은 뿌리칠 수 있다. 잠재적인 위협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은 오히려 카타르를 응원해야 하는 입장이다. 카타르는 2경기가 남았는데, 그 상대가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다. 한국이 레바논 베이루트를 다녀온 직후 만나야 하는 팀들이다. 그리고 한국이 본선 자동 출전권을 놓고 다툴 실질적인 경쟁팀들이다.
한국은 오는 11일 우즈베키스탄을, 18일 이란을 상대한다. 홈 이점을 가지고 있다지만, 첫 원정 대결에서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승점 3점 사냥에도 실패했다. 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국이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한국이 우즈베키스탄과 이란, 두 팀에게 이기지 못한다면, 순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자칫 2위 안에 들어가지 못할 지도 모른다. 만약 한국이 레바논에게 덜미를 잡힌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렇기에 카타르가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잡아주는 게 한국에겐 또 다른 최선의 시나리오다. 한국이 이들과의 순위 다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또한,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카타르는 레바논과 다르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의 희망을 품고 있고, 그 가능성도 남아있다. 카타르가 남은 2경기에 최선을 다할 명분은 있다.
최근 경기력도 좋다. 이란전을 앞두고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는데, 라트비아를 3-1로 꺾고 아제르바이잔과 1-1로 비겼다. 압둘라흐만 알 마흐무드 카타르축
카타르가 자신들의 꿈을 이루는 동시에 한국을 도울 수 있을까. 카타르의 선전은 한국에게 가장 안정적인 ‘보험 특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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