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화려한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축구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K리그 올스타전이지만 뭔가 아쉬웠다. 감질났다. 갈증도 났다. 그러나 막판 반전이 있었다. K리그 출신 유럽파들이 K리그 올스타전을 살렸다.
K리그 출범 30주년을 기념해 1부리그 올스타 팀 클래식과 2부리그 올스타 팀 챌린지의 맞대결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3’이 2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자칫 밋밋하게 끝날 수 있었던 올스타전이 ‘히든카드’들의 활약으로 괜찮은 마무리로 끝났다. 사진(상암)= 김영구 기자 |
전반 22분,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팀 클래식의 이동국이 골을 넣은 뒤 이천수의 득녀를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었다. 무더운 날씨를 날려준 스타들의 향연을 기대했던 팬들이 적잖이 실망할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후반 중반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히든카드, ‘메이드 인 K리그’ 유럽파들의 공이 컸다.
후반 중반 구자철이 팀 챌린지에 투입되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억지로(?) 주장완장까지 차고 나선 구자철은 과한 액션으로 밋밋했던 경기장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어 기성용과 윤석영까지 경기장에 들어오자 경기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여기서 구자철이 기름을 부었다.
1-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구자철은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뒤 상의를 벗어던지는 과감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동료들과 따로 준비한 ‘결혼식’ 세리머니가 본무대였다.
챌린지 선수들이 양쪽에 도열한 가운데 구자철은 김재성의 팔짱을 끼며 다소곳한 신부로 분했다. 올스타전 다음날인 22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두 선수가 재치 있는 퍼포먼스를 펼친 것이다. 백미는, 구자철-김재성 부부(?) 뒤에 있던 기성용이었다. 몇 발자국 앞으로 나간 구자철은 들고 있던 공을 뒤로 던졌고 이를 기성용이 받으
선수들의 넉살이 부족했던 차에 구자철이 선동한(?) 넉살이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3-3이라는 스코어와 함께 밋밋할 뻔했던 올스타전의 마무리는 꽤 괜찮았다. ‘히든카드’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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