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이 쿠바를 꺾고 U-20 월드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라고 지목한 쿠바였다. 목적을 달성하면서 3회 연속 대회 16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2년 전 콜롬비아 대회에서 16강 탈락했던 한국은 이번 터키 대회에서 그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바전을 통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선전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냉정히 말해, 공격은 합격이었는데 수비는 불합격이었다.
‘아시아 우승국’ 한국은 ‘북중미 4위’ 쿠바를 전반 중반 이후 완전히 압도했다. 기록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볼 점유율이 62%대38%였다. 슈팅수도 12대8로 한국이 더 많은 찬스를 잡았다.
골 불운이 있었으나 공격은 괜찮았다. 그러나 미스가 몇 차례 있었던 수비는 좋지 않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전반 중반 이후 분위기를 가져와 제 플레이를 펼쳤다. 쿠바의 약점으로 지목된 수비 배후 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했고, 이 점이 통했다. 쿠바 수비는 측면 돌파 및 골문 쇄도에 적잖이 당황했고 끝내 무너졌다.
골 결정력 부족을 지적할 수도 있다. 마무리가 좋지 않아 대량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쿠바 골키퍼 산체스의 신들린 선방 탓도 분명 있었다. 다만 공격에 있어 세트피스는 아쉬웠다. 12개의 코너킥을 얻었으나,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한 게 없었다. 코너킥 3개 가운데 1개를 골로 연결한 쿠바와는 대조적이었다.
공격과 달리 수비는 고칠 게 많았다. 공격수를 순간적으로 놓치는 경향이 있었다. 쿠바의 본선 진출을 이끈 ‘공격 듀오’ 에르난데스와 레예스에 대한 경계령이 떨어졌는데, 이들에 대한 수비가 미흡했다. 전반 7분 레예스에게 선제 실점을 했으며, 전반 19분 에르난데스에게 골 포스트를 맞히는 위협적인 슈팅을 내줬다. 에르난데스의 슈팅이 골로 연결됐다면, 역전승은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공격수 대인 방어는 협력 수비로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집중력 결여는 따끔한 지적이 필요하다. 한국은 몇 차례 수비 지역에서 패스 미스로 위기를 맞았다.
특히, 후반 30분 너머 백패스 미스로 공격수와 골키퍼가 1대1로 마주하는 상황이 연출돼 실점할 뻔 했다. 빠르게 상황을 판단한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이 없었다면, 어처구니없게 실점할 수 있었다. 후반 38분 류승우의 역전 결승골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수비수 연제민이 수비를 하다가 송주훈과 충돌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부상 정도보다는 출혈이 심해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는데, 그의 공백은 꽤 컸다.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다. 연제민이 다음 포르투갈전(25일)에 결장할 경우 수비 불안이 우려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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