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가장 기다렸던 결승전 매치업이 완성됐다. 컨페더레이션스컵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개최국 브라질과 3대 메이저대회 연속 제패를 노리는 진짜 무적함대 스페인이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 마지막 무대에서 격돌한다. 기막힌 만남이다.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의 향방이 브라질과 스페인, 스페인과 브라질의 맞대결에서 결정된다. 브라질이 27일(이하 한국시간) 우루과이를 2-1로 꺾고 먼저 결승에 진출했고 스페인이 28일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승부차기(7-6) 끝에 어렵사리 제압하고 파트너로 결정됐다.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결승전 매치업이 완성됐다.
브라질은,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의 나라다. 역대최다인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의 노랑 유니폼은 적어도 축구장에서는 황금빛 위용을 자랑한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역시 3회 우승(1997, 2005, 2009)으로 가장 많다. 멀리 펠레와 가린샤부터 호나우딩요와 카카를 거쳐 현재의 네이마르까지, 언제나 지구촌 최고의 ‘축구 외계인’들을 배출한 브라질이야말로 축구판의 화수분란 표현이 아깝지 않은 축구의 나라이다.
스페인은, 작금 최강이라 불러도 무방할 나라이다. 실상 과거에는 ‘무적함대’라는 수식어가 머쓱했다. 월드컵은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서의 4위가 최고성적이었고 1964년 자국에서 열린 유럽선수권 정상에 오른 것이 유일한 메이저대회 타이틀이었으니 빛 좋은 개살구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로2008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그리고 유로2012에서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스페인은 ‘진짜’ 무적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 그리고 그보다 1년 앞서 진행되고 있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두 팀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우승해야하는 명분도 욕심도 크다.
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축구계 3대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에 도전한다. 3대 메이저대회는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그리고 컨페더레이션스컵을 말한다. 이미 월드컵(2010)과 유럽선수권(2012)을 잇따라 제패한 스페인이 브라질을 잡고 컨페드컵만 품으면 입때껏 단 1팀만이 성공했던 대업을 다시 달성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을 앞세워 ‘아트사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프랑스가 1998월드컵-유로2000-2001컨페더레이션스컵을 연거푸 품었던 것이 유일하다. 만약 무적함대가 성공하면, 지금의 스페인대표팀은 ‘역대급 팀’ 반열에 오르게 된다.
브라질은 국가적 사활을 걸고 있는 내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세계정상 복귀를 위해 잠자던 ‘우승 DNA’를 깨워야하는 무대다. 1994월드컵 우승, 1998월드컵 준우승, 2002월드컵 우승 등 승승장구했으나 2006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거푸 8강에 그치면서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삼바축구다. 2011년 코파아메리카에서도 8강에 그쳤다.
브라질이 2002월드컵에서 정상을 이끈 스콜라리를 다시 사령탑으로 앉힌 것은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11월말 부임한 스콜라리 감독은 취임사에서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이겨야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나보다 선수들이 부담을 느껴야할 것”이라는
언제나 우승후보인 역대최강 브라질과 근래에는 적이 없어 보이는 당대최강 스페인의 만남이다. 세기의 대결이라는 표현은 너무 흔해져 힘이 떨어지지만, 이쯤이면 전 세계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매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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