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진격의 LG다. LG 트윈스가 올 시즌 프로야구 또 한 편의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지난달 2일 광주 KIA전. 5할 승률을 어렵게 회복한 LG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포수 2명과 내야수 7명, 외야수 5명을 모두 소진하며 기적의 연장 대역전승을 만들었다. 8회까지 0-4로 뒤지던 LG는 투수를 대주자(임정우)와 타자(봉중근)로, 내야수를 포수(문선재)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야구로 9회 4-4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문선재의 결승타에 힘입어 5-4로 이겼다.
LG의 신들린 야구였다. 당시 LG는 5연승 행진과 함께 5할 승률을 넘어선 승패 +1을 찍었다. 이날 기적의 역전 드라마는 LG 선수들의 절실함과 집중력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LG 트윈스가 또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3일 잠실 한화전서 마지막 호수비와 결승타를 이끌어낸 정성훈과 이진영이 웃으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올 시즌 달라진 LG의 절대 포기 없는 야구다. 한화가 18안타-8점을 기록한 반면, LG는 단 9안타로 9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5회와 7회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게다가 이진영의 역전 쐐기 결승타는 절묘한 대타 작전의 완성이었다. 이진영은 8-8로 팽팽히 맞선 7회말 2사 1, 3루서 대타로 나와 우전 결승타를 때려냈다. 엄청난 집중력이었다.
LG의 역전승 발판은 역시 불펜의 든든한 후원이었다. 선발 신정락이 1⅓이닝 만에 7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임찬규-임정우-이상열-이동현-봉중근으로 이어진 불펜진은 불붙은 한화 타선을 진화시켰다.
특히 7회초 불펜 집중력이 LG의 역전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상열은 7-8로 추격한 7회 1사 1, 2루서 마운드에 올라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만들었지만, 추승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제 역할을 해냈다. 이어 마운드를 맡은 이동현도 최진행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눈부신 투구를 선보였다. 이동현은 9-8로 역전을 이룬 8회초 1사 1, 3루 위기서도 이학준을 병살로 처리하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마무리 봉중근도 9회 동점권 주자를 내보내며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두 타자를 막아내며 승리를 책임졌다. 8, 9회 숨은 공헌은 2루수 권용관과 3루수 정성훈의 호수비였다.
LG의 이날 승리는 의미가 크다. 휴식기 이후 SK전 위닝시리즈를 챙기며 10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갔지만, 최하위 팀을 상대로 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지며 자칫 분위기가 크게 흐트러질 수 있었다.
하지만 LG는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11연속 위닝시리즈의 발판을 만들며 단독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무서운 상승세 속에서 휴식기와 장마가 겹치며 들쭉날쭉한 경기 일정
LG 선수들은 “정말 이상하게도 경기 중반까지 지고 있어도 전혀 질 것 같지 않다”며 하나같이 입을 모은 뒤 “이기고 있으면 지킬 수 있고,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승리에 대한 각오와 집중력이 자신감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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