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셋업맨’ 유원상이 돌아왔다. 지난 4월25일 1군 말소 이후 71일 동안 2군서 쓴맛을 다신 뒤 4일 1군에 복귀했다. ‘무적’을 자랑하고 있는 LG 불펜 필승조의 재구성이다.
LG 트윈스 투수 유원상이 지난 4일 1군으로 복귀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유원상이 부진을 겪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WBC에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한 유원상은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올 시즌까지 이어졌다.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하며 부진했고, 결국 오른쪽 허벅지 내전근이 찢어지는 부상까지 당했다. 이후 퓨처스리그(2군)에서 7경기에 나섰지만, 평균자책점 8.53으로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4일 1군에 올라온 유원상은 잠실구장이 낯선 듯했다. 그는 “너무 오랜 만에 올라와서 그런지 적응이 잘 안된다. 지금 적응부터 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멋쩍게 웃은 뒤 그 동안 부진에 대해 “WBC 여파라기보다는 훈련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밸런스도 좋지 않았고, 부상까지 당한 것 같다”고 스스로 부진 진단을 내렸다.
유원상은 2군에 있는 동안 마음고생도 심했다. 상승세를 탄 LG의 신바람 야구를 TV로 지켜만 봐야 했기 때문. 유원상은 “나도 선수들과 함께 웃으면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형들이 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유원상의 각오는 남달랐다. 유원상은 “지금 신인으로 돌아온 것 같은 심정이다. 형들이 쉴 수 있도록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유원상은 상승세의 팀 분위기에서 올라와 큰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 차명석 LG 투수코치도 유원상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지 않았다.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차 코치는 “투수가 없어서 올린 것이다. 아직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진 않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유원상에게는 이번 1군 복귀 무대가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유원상은 조급해 하지는 않았다. 그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은 없다. 지난해 같지는 않지만 지금 컨디션도 90% 정도는 올라왔
이날 유원상을 만난 정현욱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정현욱은 “체력적으로 다들 힘든 상황에서 원상이가 올라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원상이가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며 마음고생을 하고 돌아온 후배를 따뜻하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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