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투수 류제국은 포커페이스로 상대와 맞선다. 모자 밑에 숨겨진 무표정한 얼굴은 감정선을 파악하기 힘들다. 상대 타자들도 껄끄럽다. 류제국이 갖고 있는 큰 강점이다.
그런데 류제국이 지난 6일 목동 넥센전에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류제국은 수차례 아쉬움을 드러냈다. 피칭 후 등을 돌려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도 보였다. 포커페이스를 잃은 것이다. 이날 류제국은 시즌 첫 패와 함께 최다 5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49일 만에 연패에 빠졌다.
LG 선발투수 류제국이 지난 6일 목동 넥센전 4회말 1사 만루에서 이택근에게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류제국은 “그날 컨디션이 좋았다”고 했다. 공을 받았던 포수 윤요섭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공이 좋았다”고 증언했다. 문제는 스스로 승부처라고 생각했던 순간에 결정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것이 컸다.
2-2 동점을 허용한 4회였다. 류제국은 “승부처였다. 잡아야 할 선수를 못잡았다. 결정구가 빗나가면서 문우람에게 안타를 맞았고,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고 자책했다. 이어 “직구 위주의 구질을 바꿨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넥센 타자들이 잘쳤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포커페이스를 잃은 것도 자신에게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류제국은 “그렇게 표정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판정 때문은 아니었다. 팀이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그냥 나한테 화가 나서 그랬다”고 밝혔다.
류제국은 LG의 승리를 부르는 남자로 통한다. 8경기 선발 등판 경기서 류제국은 3승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팀은 6승2패의 성적을 거뒀다. 여전히 유효한 ‘승부남’이다. SK를 상대로는 더 반갑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고 있는 류제국은 SK전 2경기서 10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선발진의 분위기도 좋다. 신정락을 시작으로 레다메스 리즈, 우규민의 선발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류제국 차례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인천 문학구장은 오후에도 비 예보로
류제국이 SK 선발 조조 레이예스를 상대로 포커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을까. 류제국에게는 시즌 4승과 함께 팀의 4연승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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