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역전패 당했다.
전반 26분 김수연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는 등 상당히 선전했으나 전반 36분과 38분, 거푸 허은별에게 골을 내주면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종료 때까지 강한 정신력으로 북한을 압박하고도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던 아쉬운 경기다.
한국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자세는 강했다. “목표는 2005년 대회의 우승을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북한과의 1차전에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던 윤덕여 감독의 출사표는 지도자만의 의지는 아니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이 강호 북한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 당했다. 비록 졌지만, 아름다운 투혼을 보여줬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전반 26분, 전가을이 오른쪽에서 개인기로 상대수비들을 따돌리고 중앙으로 쇄도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지소연이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수비수들을 붙인 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몸싸움을 이겨냈고 옆으로 공이 흐르자 김수연이 왼발로 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 골문 오른쪽을 흔들었다. 이때의 기세를 오래 가져가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불과 10분 뒤, 안타까운 장면에서 실점이 나왔다. 한국진영 왼쪽에서의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패스를 받은 뒤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와 함께 한국 수비와 북한의 공격수를 합쳐 8~9명이 뒤엉켜 슈팅과 방어를 반복하다 결국 허은별의 슈팅으로 골문이 열렸다. 아쉬운 동점 이후 선수들이 채 정비되기도 전에 너무도 쉽게 역전을 허용했다는 게 또 아쉽다.
전반 38분, 하프라인에서 연결된 긴 패스가 곧바로 오른쪽 측면의 김수경에게 연결됐고 전방에 올린 오른발 크로스를 또 다시 허은별이 머리로 기막히게 방향을 바꿔놓으면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남자들의 공격 전개라고 봐도 크게 손색이 없을 추가골이었다. 북한 여자축구의 수준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국 선수들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도 태극낭자들의 정신력은 빛바래지 않았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이 악물고 뛰는 것은 한계가 있을 상황이었지만 좀처럼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많이 뛰고, 끝까지 뛰는 것으로는 세계적인 레벨인 북한대표팀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찬스도 한국이 더 많았다. 하지만, 열매가 없었다.
기적 같은 동점을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었으나 끝내 원하는 골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어려움 때문에
비록 패했으나 선전했다.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팬들의 응원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끝까지 잘 싸웠다는 방증이다.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태극낭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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