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일리노이 시카고) 김재호 특파원] 류현진에게 10승은 ‘10승’이 아닌 ‘열 번의 승리 중 한 번’이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 1/3이닝 1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승리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인 투수로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10승을 넘긴 것은 류현진이 최초다. 또한 다저스 투수 중에서도 2002년 이시이 가즈히사 이후 11년 만에 10승을 넘긴 신인 투수가 됐다.
다저스 신인 투수 중 11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그러나 그는 승리에 취하지 않았다. 사진(美 일리노이 시카고)= 한희재 특파원 |
그러나 류현진은 자신의 성과에 도취되지 않았다. “타선이 터져줘서 편하게 던졌다”며 타선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안타를 많이 맞으면 대량 실점으로 연결될 수가 있다”며 11개의 피안타를 맞은 것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10승은 메이저리그 데뷔 전부터 그가 목표로 제시했던 수치였다. 그러나 정작 10승을 달성한 그는 그 수치에 연연하지 않았다. 다음 목표를 묻는 말에 “11승으로 잡겠다”며 다음 경기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뻐했지만, 자만의 선을 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의 10승에 도취되지 않기는 주변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돈 매팅리 LA다저스 감독은 “10승은 멋진 일”이라면서도 “등판할 때마다 꾸준히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 중요하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투구 수가 너무 많았다. 저번 경기(7월 28일 신시내티전)는 정말 날카로웠는데, 오늘은 그만큼 날카롭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류현진과 호흡을
류현진과 다저스에게 이날 승리는 그들이 거둔 59승 중 1승이었으며, 류현진이 거둔 10승 중 1승이었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은 류현진은 오는 9일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11승에 도전한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