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 그 중에서도 ‘얼짱’ 강윤이의 인기는 대단하다. 마른 체구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을 압도하는 힘을 가졌다.
치어리더인 친구의 모습에서 느낀 호기심이 강윤이를 야구장으로 이끌었다. 체계적인 단계를 밟고 프로가 된 강윤이는 이제 자랑스러운 딸이 됐다.
야구장에만 가면 기운이 난다는 강윤이는 현재 부상투혼 중이다. 아무도 못 말리는 강윤이의 야구 열정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강윤이. 외모상 새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각 많은 귀여운 면모를 가진 친근한 캐릭터다.
호기심이 강윤이를 치어리더 세계로 이끌었다. 꾸준한 트레이닝을 통해 야구장으로 온 강윤이는 "야구장에만 오면 힘이 난다"며 웃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치어리더가 된지 벌써 6년째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강윤이는 먼저 치어리더를 시작한 친구의 모습에 이 세계의 삶에 호기심을 느꼈다. 그 호기심은 지금의 강윤이를 무대 위로 끌어 올렸다.
강윤이는 “SK 와이번스 치어리더 오지연과 절친이다. 고등학생 때 지연이의 소개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일을 하면할수록 치어리더 세계에 매력을 느꼈고 그 안에 푹 빠지게 됐다”며 웃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프로 스포츠의 치어리더로 나설 수는 없었다. 그들 세계에도 반드시 거쳐야하는 절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강윤이는 “기업 체육대회 등 일반 행사부터 시작했다. 점점 경력을 쌓고 열심히 노력하니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강윤이가 첫 발을 내딛었던 곳은 프로농구와 배구였다. 원하던 일을 하고 있기에 지칠 줄 몰랐다. 무엇보다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이런 강윤이의 모습을 본 지금의 치어리더 소속사(치어리더를 관리하는 회사가 있다) 가 강윤이를 프로야구로 이끌었다.
야구를 몰랐던 강윤이었지만, LG 트윈스는 꿈에 그리던 팀이었기에 낯설지 않았다. 강윤이는 “원래부터 LG 치어리더가 되고 싶었다. 처음 치어리더가 됐을 때부터 선배들이 ‘LG는 꼭 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강윤이는 “서울팀이기 때문에 서울이 집인 나로서는 출퇴근이 편했고 LG 치어리더들이 예쁘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수줍게 웃은 뒤 “무엇보다 응원이 재미있다고 모두들 추천했다”고 강조했다.
치어리더의 꿈을 이룬 것에 기뻤던 강윤이다. 그 중에서도 강윤이의 어머니가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이 그녀를 뿌듯하게 했다. 치어리더로서의 삶은 강윤이를 효녀로 만들어줬다. 강윤이는 “엄마가 나를 많이 자랑스러워하신다. 인터넷에서 내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내 프로필이 뜨고 내 모습이 기사화되는 것이 기쁘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삶에 대해 감사히 생각하고 있었다.
강윤이는 연예인이 아닌 대학생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치어리더의 삶이 더 좋다고 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
치어리더계의 ‘얼짱’을 꼽으라하면 강윤이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168cm 46kg인 강윤이는 걸그룹 카라의 구하라를 닮은 데다 춤도 잘 춰 많은 인기몰이 중이다. 얼마 전 모 매체의 조사 결과 ‘가장 예쁜 치어리더’ 3위에 뽑히기도 했다.
연예계 진출을 욕심내볼 법도 하다. 실제로 치어리더 출신 연예인이 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강윤이는 연예계 진출에 대한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연예인에 관심 없다. 가끔 진행되는 화보촬영도 솔직히 낯설고 낯간지럽다”고 단호하게 답한 강윤이는 “나를 응원하고 좋아해주는 팬들이 많지만, 반면 나를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 나에게만 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까지 안 좋은 소리를 많이 한다. 설친다는 소리 듣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다”며 악플에 대한 고통을 토로했다.
24살 강윤이에게 또 다른 꿈이 있다. 언젠가는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강윤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 요즘 많은 생각이 드는 것 중 하나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강윤이는 “특별히 잘 하는 것은 없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미술과 관련된 과에 입학해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라며 미래를 설계했다.
하지만 지금은 계획만 세우고 있는 단계다. 아직까진 치어리더 강윤이가 더 좋다고 말했다. 강윤이는 “미래를 생각해 월급의 30~40%와 화보 등으로 받은 부수입 100%를 저금하고 있다. 언젠가는 그만 둬야할 날이 오겠지만, 현재 내가 맡은 책임이 있고 또 지금의 내가 좋기 때문에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야구장에서 뛸 것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강윤이는 “만약 내가 그만 두게 된다면 시즌권을 사서 매일 야구장을 찾을 것이다. 진심이다”라며 웃었다.
강윤이는 악플에 대해 한 숨을 쉬었다. 그러나 항상 그 자리에서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기에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치어리더의 공연을 보며 성적으로 문란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간혹 야구장에 나타난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강윤이는 “다행히 나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만, 내 미니홈피나 SNS 등에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라며 한숨 쉬었다.
이 뿐 아니다. 강윤이가 인기를 의식해 팬들을 무시한다는 소문까지 퍼졌었다. 휴식시간이라면 모를까 응원전을 펼칠 때에는 일체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들만의 규칙이 있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몇몇 사람들이 쓴소리를 한 것이다.
강윤이는 “응원 중이어서 인사를 할 수 없었는데 ‘팬들의 인사를 왜 안 받느냐’, ‘인기 얻더니 변했다’고 말했다. 나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항상 감사하다”라며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처럼 악플의 종류도 다양했다. 악플에 신심이 지쳤다는 강윤이지만 팬들의 응원이 있기에 힘이 난다고 한다. 강윤이는 “처음에는 화가 났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무뎌진 것 같다”라며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밝은 목소리로 “소속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소속 치어리더들을 예뻐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팬들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우리에게 ‘고생한다’며 음료수 등을 챙겨주며 응원해 준다. 특히 어떤 아저씨 한 분은 정말 많이 예뻐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강윤이는 “본인이 응원하는 팀의 치어리더라 예뻐해 주는 것 같다. 나 역시 야구의 ‘야’자도 모르면서 야구 치어리더가 됐다. 그 덕분(?)인지 내가 가진 모든 정을 야구에 쏟았다. 최선을 다해 응원전을 펼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야구장을 만들도록 노력 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오른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강윤이는 오늘도 야구장으로 향한다. 강윤이의 옆에 든든한 멤버들이 있기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현재 강윤이가 속한 코렉스 치어리더팀은 4~6명으로 구성돼 야구장에서 팬들과 호흡을 맞춘다. 강윤이는 단체가 동시에 터져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단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다. 특히 멤버들과의 팀워크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강윤이는 “멤버들과 친자매처럼 지낸다. 모든 걸 서로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친하다”라며 자랑했다. 이어 강윤이는 “주로 군무를 추기 때문에 나 혼자 튀는 행동을 하면 우리가 함께 준비한 무대를 엉망으로 만들게 된다. 조화가 깨지는 행동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휴식시간이라면 모를까 응원전을 펼칠 때에는 일체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들만의 규칙이다. 그래서 강윤이와 멤버들이 찾은 방법은 박자에 맞춰 서로의 눈빛교환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강윤이는 시즌 중반부터 오른 무릎에 이상을 느꼈다. 병원 검진결과 오른 무릎 인대가 늘어났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움직이지 말고 휴식을 취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강윤이는 야구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아픔을 참고 매 경기를 위해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움직일 때마다 느끼는 통증으로 인해 강윤이의 가방에는 항상 연고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야구장에서만큼은 아픔을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강윤이는 “이상하게 야구장만 오면 괜찮다. 연습할 때보다 더 과격하게 동작을 하는데도 참을 수 있다”며 “내가 맡은 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나를 단련시켜주는 것
강윤이는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떠나야할 때에는 미련 없이 조용히 물러나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에게 꿈과 희망을 준 야구장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라며 빠른 회복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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