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무더위에 지친 것일까. 홍명보호가 한여름 폭염을 씻어줄 첫 승의 목마름을 또 풀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홍명보호는 출항 이후 4경기 연속 무승에 시달렸다. 페루를 상대로 공세를 펼쳤지만 갈증은 씻지 못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한국은 김동섭(성남)을 꼭짓점으로 두고 이근호(상주), 윤일록(서울), 조찬호(포항)를 2선에 배치했다. 공격진에 새로 합류한 이근호, 조찬호를 투입하면서 새바람을 일으켜주기를 바랐다.
공간과 압박이 특징이었던 홍명호보는 그 색깔을 유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2위의 페루를 상대로 주도권을 쥐고 몰아붙였다. 전방부터 거센 압박으로 페루 수비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고, 측면에서 빈 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해 슈팅 기회를 엿봤다.
초반 한국의 공격력은 뜨거웠다. 정신없이 페루 수비진을 흔들었다. 김동섭과 조찬호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때리며 위협을 가했다. 전반 8분과 전반 13분에는 이근호의 재치있는 슈팅이 페루 수비진에 가로막혔다.
공격진은 수시로 위치를 맞바꾸면서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그렇지만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홍명호호 첫 골의 주인공인 윤일록은 전반 중반 3연속 예리한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홍명보 감독은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실험을 강조했지만 승리라는 열매를 따지 못하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무더위 탓인지시간이 지날수록 기동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리고 골 운마저 지독히 안 따랐다. 후반 12분 조찬호가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살리지 못한 데다 후반 16분 이근호의 완벽한 논스톱 슈팅마저 골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오히려 페루의 거센 공세에 당했다. 피사로(바이에른 뮌헨)를 앞세운 날카로운 공격에 한국 수비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39분 위험 지역에서 피사로를 놓치면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김승규(울산)가 가까스로 쳐내며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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