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출전 시간이 제각각 달랐지만, 어쨌든 6명의 새 얼굴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다. 홍명보 감독의 눈에 들어 새로 발탁됐지만, 엄밀히 말해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자신의 자리는 없다. 새롭게 모든 걸 시작해야 했고, 기존 선수를 밀어내 ‘생존자’가 되어야 했다.
가진 기량이 출중하고 최근 소속팀에서 대단한 퍼포먼스를 펼쳤던 이들이다. 그러나 모두가 같이 웃을 수는 없었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건 골키퍼 김승규(울산)였다. 새로 뽑힌 6명 가운데 가장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한 ‘초짜’였다. 정성룡(수원)이라는 거대하고 견고한 벽을 깨트릴, 위협적인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걸 알렸다.
새로 발탁된 홍명보호 2기 멤버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이는 전방이 아닌 후방의 김승규였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김승규는 전반 종료 직전 페루의 날카로운 드롭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는데, 이는 후반 대활약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김승규는 후반 35분 이후 파상적으로 펼쳐졌던 페루의 공세를 모두 막아냈다. 특히, 후반 39분에는 피사로의 강력한 슈팅을 왼팔로 쳐내며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떨리는 A매치 데뷔 무대였지만 침착했고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김승규를 제외하고는 다른 5명은 임팩트를 보이지 못했다. 이근호(상주)는 80분 동안 그라운드를 분주히 누비며 공격에 활기를 띄워줬지만, 골 가뭄을 씻어주지는 못했다. 특히, 후반 16분 황금 같은 찬스를 무산시켰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조찬호(포항)는 가능성을 보였다. 오른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스피드를 활용한 침투도 좋았다. 한국의 역습 중심에는 조찬호가 있었고 슈팅도 과감하게 시도했다. 다만 골 결정력에서는 불합격이었다. 후반
조동건(수원)과 임상협(부산),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은 후반 들어 교체 투입됐다. 모두 공격 자원이었다. 답답한 공격라인에 변화를 주기 위한 카드였다. ‘조커’였지만, ‘특급 조커’가 되지 못했다. 3명 모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홍명보호 첫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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