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와 KT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앞서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독립리그를 창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수원시와 KT는 국내 야구 발전과 저변확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환으로 경기도내에 4~5개의 독립야구단을 만들어 기존의 고양 원더스와 함께 명실상부한 독립리그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와 KT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 앞서 독립야구단 창단을 하겠다는 유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렇다고 독립리그의 주체인 경기도가 발표한 공약에 대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경기도도 나름대로 기업 선정에 고심하며 여기저기 뛰어 다닌 것으로 안다. 그러나 서로 상충되는 부분에서 정확한 이해관계를 성립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쉽게 말해 독립리그에 참여할 기업체를 끌어 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프라 구축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고양 원더스는 고양시 국가대표훈련장을 사용하고 있다. 구단 야구장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고양시의 지원으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경기도의 협조관계에 어우러진다면 독립구단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993년 출범한 미국 8개 독립리그는 각 리그마다 4~12개 팀이 있으며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 4개 독립리그 역시 22개팀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새로 시작하는 우리나라 독립리그 출범은 어떻게 첫 단추를 끼우느냐에 중점을 둘 수 있다.
독립야구단을 창단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들만의 구단이 필요하다. 경기도 자체에서 여러 기업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큰 실효성을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와 기업 간의 접근성에서 문제가 있진 않았을까.
두 번째로 예산이다. 현재 고양 원더스는 연간 4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어떤 취지에서든 독립구단을 시작했을 때 이에 상응할만한 많은 돈을 투자할 기업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고양 원더스는 독립야구단의 모범 모델이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선수들이 훈련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이 턱없이 부족하다. 기업이 경기장까지 제공하는 건 사실상 벅차다. 야구장을 신축한다 해도 지자체의 허가권을 얻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3박자가 모두 갖춰지려면 경기도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을 연결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즉, 협동조합이라는 단체를 구성해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독립구단은 지역과 기업의 참여와 협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독립구단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담 기구가 설립돼 인프라 구축부터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동장을 만들 수 있는 땅을 가지고 있다는 건 쉽지 않다. 지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땅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경기도와 기업이 협의해야 한다.
또한 독립구단이 창단되면 소속 선수들이 사회활동으로 지역민들에게 소속감을 일깨워줘야 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 독립리그 선수들에게도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는 부분이다. 지역에 도움을 얻고자한다면 자신의 소속 도시가 아니더라도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소속감을 일깨워 팀에 대한 애착을 갖도록 해 애향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 자체적으로 스포츠산업팀을 신설해 의지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와 야구에 관심을 가진 지자체가 협조관계를 이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여전히 모색 중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생각하는 부분과 경기도의 입장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아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독립리그는 프로야구 발전에 한 밑바탕이 될 수 있다. 경기도와 기업 간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프로야구 1차와 2차 신인지명을 끝낸 뒤 남은 인원을 독립구단으로 흡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줘 프로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 LG·삼성 투수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