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SK가 8월 들어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8-4로 이기며 5할 승률에 1승만 남겨뒀다.
4위 넥센과는 3.5경기차다. 최근 보름간 성적은 8승 1무 1패. 1위까지 오르며 ‘진격의 LG’로 불린 LG(9승 4패)보다 페이스가 좋다. 이만수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응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다들 잘 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 ‘미라클’의 중심에 서있는 게 김강민(31)이다.
김강민은 8월 들어 개인 시즌 월간 최고 타율-최다 타점-최다 홈런-최다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좋은 건 올랐고, 삼진-병살타 같이 나쁜 건 줄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강민은 SK의 시즌 초반 부진의 한 이유이기도 했다. 5월 7일 문학 두산전까지 25타수 1안타, 타율이 4푼에 그쳤다. 지난겨울 무릎 부상 탓에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어 준비가 완벽하지 못했던 게 컸다. 2군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서서히 페이스를 되찾던 김강민은 6월부터 3할대 타율을 과시하고 있다. 8월에는 더욱 뜨겁다. 40타수 15안타, 타율 3할7푼5리다. 5푼도 안 됐던 시즌 타율은 어느새 3할(2할9푼2리)을 눈앞데 두고 있다.
눈에 띄는 건 타점과 홈런. 14타점으로 월별 최다다. 승부처마다 결정적인 한방을 때렸다. 홈런도 3방을 때렸는데, 모두 승기를 잡고 흐름을 가져오는 귀중한 한방이었다. 그렇게 안 맞더니, 이제는 되는대로 잘 맞고 있다. 홈런 3방 모두 의도적으로 큰 스윙을 노렸는데 큰 타구를 날렸다. ‘생각대로’ 야구가 술술 풀리고 있다.
20일 삼성전에서도 2-1로 역전에 성공한 5회 계속된 찬스에서 2타점 싹쓸이 2루타를 때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강민의 맹타는 SK에게 더없이 반갑다. 고민거리였던 5번타자 문제를 말끔히 씻겨냈다. 그리고 SK는 공포의 클린업 트리오를 마침내 갖췄다. ‘퍼즐의 완성’이다.
3번 최정-4번 박정권이 잘 쳐주고 있지만, 마땅한 5번을 찾지 못하던 SK였다. 이만수 감독은 8월초 이재원의 기용을 시사했지만, 이재원은 둘째 주 5경기에서 16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 13일 문학 KIA전에서 6번을 치던 김강민을 5번으로 올렸는데 ‘물 만나 고기’가 됐다. 5번에 고정된 뒤 18타수 9안타 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5할이었다. 시즌 득점권 타율도 4할6리에 이르렀다.
김강민은 이에 대해 “시즌 초반 너무 못해 모두에게 죄송스러웠다. 나만의 야구를 하자고 다짐한 게 좋은 타격 감각으로 이어졌다”리고 말했다.
이제는 팀 내 절대적인 존재가 됐다. 최근 김강민의 타격에 따라 팀이 웃고 울었다. 지난 7일 청주 한화전 이후 10경기에서 김강민이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딱 2번이었다. 그 2경기에서 승리를 못한 SK였다. 9일 목동 넥센전(4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에서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4-4로 비겼고,
김강민의 안타가 터지면 이긴다. 최근 SK의 새로운 필승공식이 됐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며 포기를 모르는 사나이, 김강민. 차근차근 한 계단씩 밟아가며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안타 행진이 지속된다면, SK의 반등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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