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은 27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팀내 에이스인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3)의 갑작스러운 불펜 전환 계획을 밝혔다. 발표가 급작스러웠지만 고민은 꾸준히 있었다. 시즌 중반부터 바티스타가 피로감을 노출하며 완연하게 구위가 떨어진 탓. 해법은 투구 이닝을 줄여 주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바티스타는 이제 중간으로 들어간다. 선발로 나와서 계속 안 좋았던 데다 체력 문제가 있어서 정민철 투수코치와 선수 자신이 잘 상의를 한 결과 남은 시즌은 중간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민철 투수코치와 바티스타의 판단도 같았다. 무엇보다 내년 시즌 완벽한 선발 투수로 돌아오기 위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바티스타는 2005년 이후 지난 7년간 줄곧 구원투수로만 뛰다 올해 111이닝을 소화하며 과부하가 걸렸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바티스타는 이날 선발 윤근영의 바톤을 이어받아 5회부터 곧바로 불펜 등판했다. 결과는 1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날 등판 내용과 상관없이 잔여 시즌은 구원 투수로 짧은 이닝을 소화할 계획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데니 바티스타가 내년 시즌을 위해 잔여경기 불펜 등판을 결정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어 바티스타는 “올 겨울 도미니카로 건너가 한달 반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선발로 뛸 수 있도록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오겠다. 내년에도 선발로 등판한다면 올해 소화한 120이닝 보다는 무조건 많이 던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바티스타는 올 시즌 자신의 구속저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130구 이상 등의 많은 공을 던진 영향보다는 오랜만에 선발 투수로 뛰게 된 것이 구속이 줄어들고 어깨에 무리가 온 가장 큰 원인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내년에는 완벽하게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 바티스타의 생각이었다.
보직은 상관없다. 바티스타는 “특별히 어떤 보직을 맡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6회나, 7회 이기거나 지고 있거나 상관없이 팀이 원하는 시기에 던지고 싶다”며 임시 보직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는 뜻도 전했다.
최근 커브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이나 팔의 각도가 내려온 것도 체력적인 문제였다. 아쉽지만 이제 힐링이 필요한 시기. 정민철 투수코치 역시 “지금 풀타임으로 선발 20경기를 치르면서 지칠만한 시점이 왔다. 지금은 짧
바티스타의 불펜 전환은 승리를 위한 일시적인 방편이라기 보다 보다 완벽한 내년을 위한 복안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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