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이제 단 1경기가 남았다. 9월1일 펼쳐지는 26라운드 경기 이후에는 각각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나뉘어서 잔여 시즌을 소화하게 된다. 상위리그에서는 우승팀과 ACL 진출팀(1~3위)이 결정되며 하위리그에서는 내년을 K리그 챌린지에서 보내야하는 2팀과 생존을 위해 2부리그 1위와 PO(11위)를 치러야하는 팀을 가린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K리그 클래식을 ‘어쩌다가’로 정리했다. 어쩌다가 그런 순위를 받게 됐는지 모를 팀들이 수두룩하다. 그만큼 예상과 다른 흐름이 나왔다는 방증이다.
‘어쩌다가’라는 단어는 김봉길 인천 감독이 자주 쓰는 표현이다. 지난해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인천이 시도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상위그룹에 진출했다. 사진= 인천유나이티드 제공 |
사실 ‘어쩌다가’는 인천유나이티드 김봉길 감독이 자주 쓰는 단어다. 활용법은 “우리 인천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식이다. 넋두리가 아니다. 넉살이다. 지난 시즌 16개 팀 중 16위까지 추락했을 정도로 힘들었던 인천이 강팀 대우를 받게 된 현실이 감격스럽다는 흐뭇함이다.
인천은 올 시즌 초반 가장 조명을 많이 받은 팀이다. ‘풍운아’ 이천수를 품에 안으며 기존 김남일-설기현과 함께 2002월드컵 삼총사를 만든 것도 스포트라이트의 이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성적이다. 지난해 바닥까지 떨어진 팀이라고는 상상키 힘든 짜임새로 인천은 전반기 내내 상위권을 질주했다. 후반 들어 살짝 주춤하기는 했으나 지난 28일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면서 상위리그행을 결정지었다. 시도민구단 중에서는 유일하다.
서정원 신임 감독 체제로 출발한 수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전반기다. 물론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엇비슷한 빅클럽들과 견줘 선수보강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7월에는 라돈치치와 스테보, 보스나 등 굵직한 외국인 선수를 모두 떠나보내는 아픔도 있었다. 역시 모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지시 때문이었다.
부상 악재도 많았다. 시즌 초반 이용래 김두현을 시작으로 현재의 정대세까지, 서정원 감독은 온전한 스쿼드를 가동시켜본 적이 없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잘 나갔다. 4월 초에는 중간순위 1위를 달린 것을 비롯해 5월 중순까지는 2~3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점점 힘이 떨어졌고 결국에는 5~6위권을 맴돌았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크게 패하고 7위 부산과 8위 성남이 대승을 거둬 골득실차를 뒤집으면 하위리그로 떨어지는 ‘경우의 수’도 있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수원 입장에서는 어쩌다가 이다.
박경훈 감독의 제주는 ACL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권을 목표로 잡았다. 그런데 하위리그행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성남과 부산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 MK스포츠 DB |
중상위권으로 분류됐던 팀들인데, 원치 않은 예측이 기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마지막 1장 남은 상위리그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 부산 성남 제주가 피 말리는 마지막 라운드를 기다리고 있다. 7, 8위 부산과 성남은 승점 37점으로 동률이고, 9위 제주는 36점이다. 오는 9월1일 경기에 따라 1팀은 웃고 2팀은 땅을 친다.
세 팀의 상황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제주는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다 혹서기의 시작과 함께 뚝뚝 추락한 경우고, 부산은 시즌 내내 6~8위 커트라인권을 유지했다. 성남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조금씩 위로 올라선 케이스다. 상황은 다르나 결국 모인 지점은 동일하다.
마지막 경기에서 부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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