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기윤 기자] 통쾌한 승리였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8일 일본 아이치현 고마키 파크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0(25-20, 25-20, 25-13)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특히 일본은 이날 아침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를 확정지으면서 축제 분위기였다. 한-일전 승리로 분위기를 이어가려했지만 수포가 되어버렸다. 박병래 남자배구대표팀 단장은 "적진에서 일본을 이렇게 이겨보는 것도 오랜만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다음 목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녀 동반 금메달이다. 남자부에서 한국은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에서 2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2010년 광저우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여자부에서는 1994년 히로시마 금메달 이후 은메달만 3개(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를 따냈을 뿐이다.
대표팀의 성공은 상당히 중요하다. 한국에서 프로스포츠가 흥행하려면 대표팀의 성공이 있어야 한다. 야구, 축구, 농구 등에서 이미 검증됐다.
하지만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기 전에 열악한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일본 아이치현 고마키에서 막을 내린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라운드에 나선 남자배구대표팀이 가장 좋은 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대회를 소화해냈다. 국제배구연맹(FIVB)과 아시아배구연맹(AVC)이 제공하는 숙소와 이동 수단 외에는 지원책이 별로 없었다. 빡빡한 예산 탓에 선수단과 외식을 하려해도 쉽지가 않다. 따로 빌린 차량이 없었다. 전력분석관은 다른 팀의 이동 차량을 얻어 타고 체육관을 오가야 했다. 각종 대회 때마다 조직위 제공 차량 외에 별개의 차를 렌트하고 가이드를 붙여서 활동하는 다른 종목과는 크게 비교됐다.
코칭스태프의 신분에도 아쉬움이 많다. KVA는 2011년 박기원 감독을 선임하면서 '전임 감독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임제가 되면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감독 전임제는 예산상의 문제로 인해 3년간 표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