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홈&어웨이로 펼쳐지는 ACL 토너먼트는 흔히 ‘180분 경기’라고 표현한다. 90분 두 경기를 합산한 결과로 승자를 가린다. 1차전 승리가 다음 라운드 진출을 보장하지 않는다. ‘전반전을 앞서고 있다’ 정도로 해석될 일이다. 결과는 2차전까지 끝난 뒤에 결정이 난다.
하지만 마냥 전후반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전반전 90분과 후반전 90분의 조건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까닭이다. 90분을 하나의 경기장에서 펼치는 것과 달리 180분 경기는 90분씩을 나눠 안방과 적진을 오가며 진행한다. 분위기가 천지차이다. 어디서 골을 넣느냐 실점하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다.
ACL 토너먼트는 180분 경기다. 홈&어웨이 2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되며 두 경기를 전혀 다르게 준비해야한다. 하지만 서울에게는 90분뿐이다. 1차전을 무조건 잡아야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25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에스테그랄의 ACL 4강 1차전을 하루 앞두고 마련된 공식기자회견에서 두 팀 감독은 모두 이 룰을 염두한 발언을 전했다. 에스테그랄의 갈레노이 감독은 “원정은 골을 넣는 경기를 할 것이며 홈에서는 실점하지 않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비슷한 의중을 전했다. 최 감독은 “2차전을 원정에서 치른다는 것을 분명히 생각해야한다. 따라서 1골을 뽑아도 가급적 추가득점을 올리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솔직히 2-1 승리보다는 1-0이 나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홈에서는 골을 허용치 않는 게 넣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두 감독 모두 180분 경기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실상 부담은 FC서울 쪽이 더 크다. 홈&어웨이로 진행되는 과정상, 1차전을 안방에서 치르는 것은 좋지 않은 코스다. 1차전 결과에 따라 2차전의 맞춤전략을 세워야하는데, 아무래도 홈에서 후반전을 치르는 게 유리하다. 뒤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른 문제다. 따라서, FC서울에게 25일 1차전은 더더욱 중요하다.
더군다나 2차전이 열리는 곳이 그 유명한 ‘아자디 스타디움’이다. 원정팀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이 위치한 곳은 해발 1,200m 고지이고, 무려 10만명의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원정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공포의 장소인데 대한민국 대표팀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이란 특유의 ‘침대축구’가 나올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결국 1차전을 무조건 잡고 가야한다. 무조건 속에는 알찬 스코어까지 들어가야 한다. 아주 단순한 충고지만, 실점을 허용하지 말아야하며 많이 넣어야한다. FC서울은 후반전은 생각지 말아야한다. 180분으로 결정되는 ACL 결승진출권. 서울은 90분뿐이라는 각오로 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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