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콜드] ‘감 잃은’ 박병호, 홈런 이후 15타석 무안타 부진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홈런왕’ 박병호가 집중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1차전 홈런 이후 15타석에서 무안타 2삼진 5사사구(4볼넷) 1타점 4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볼넷을 꾸준히 얻어내고 득점을 올려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지만 정작 박병호 본인은 점점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박병호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5타수 무안타 3삼진 1볼넷으로 침묵을 이어갔다. 결국 넥센은 연장 14회 혈투 끝에 이원석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해 3-4로 패했다.
해결사이자 대들보인 박병호는 계속된 집중 견제에 흔들렸다. 3차전 전략을 바꿔 오히려 정면 승부를 펼친 노경은을 상대로 2개의 삼진을 당했다. 세 번째 타석, 김민성의 7회 홈런 상황에 앞서 귀중한 볼넷을 얻으며 여전한 위용을 과시했지만 경기 후반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하며 끝내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박병호가 홈런 이후 집중견제에 시달리며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박병호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이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박병호는 지난 1차전 1회 솔로홈런을 날린 이후, 남은 4타석에서 2개의 볼넷을 얻었다. 사실상 고의사구에 가까운 볼넷들이었다. 최종 성적은 2타수 1안타 2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 박병호는 2차전서도 5타석 3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 1득점으로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3차전도 흐름이 좋지 않았다. 부진을 이어갔다. 박병호는 2회 첫 타석 무사에서 노경은의 6구째를 호쾌한 좌측 파울 장외홈런으로 연결시키며 무력시위를 했다. 올 시즌 37홈런 중 잠실구장에서 친 홈런이 1개뿐이었던 박병호의 화끈한 무력시위. 하지만 결국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병호는 이택근의 안타로 만들어진 4회 2사 주자 1루서 두 번째 기회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2S 1B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이후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7회 세 번째 타석, 다시 이택근의 내야안타로 이어진 무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침착하게 볼넷을 얻었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김민성이 비거리 120m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면서 박병호는 시리즈 5번째 득점을 올렸다. 정작 박병호는 1타점만을 올리고 있다. 집중견제의 아이러니다. 9회 박병호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두산 구원투수 변진수의 초구를 때려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연장 12회에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박병호는 다시 무기력하게 3구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이어 연장 14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떨궜다.
물론 그간 타구의 질을 보면 박병호가 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2차전서 박병호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유희관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뜬공을 날리며 여전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특히 10회에는 상대에게 위압감을 선사하며 선두타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결승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3차전의 무기력함은 분명 실망스럽다. 박병호 1인의 파괴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넥센 타선의 무게감은 급감한다.
3차전서도 두산의 선발 노경은은 박병호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선두타자 안타와 볼넷을 내준 이후 치명적인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고도 볼 수 있었다. 첫 타석 장외 파울홈런과 세 번째 타석 볼넷은 박병호의 여전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쏟아지는 집중견제에 자신도, 팀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준PO 3차전이었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