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영원한 월드컵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이끄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 그는 한국과 유독 인연이 깊다. 그리고 즐거운 추억도 간직하고 있다. 스스로 “환상적이었다”라고 밝힐 정도로 약속의 땅이었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았다. 천국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지옥이기도 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올라있다.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차지했지만 가장 뛰어난 업적은 월드컵 우승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이끌고 ‘전승 우승’을 일궜다. 토너먼트는 일본에서 치렀지만, 그 발판이 됐던 조별리그 3경기는 울산, 제주, 수원 등 한국에서 가졌다.
스콜라리 감독은 한국에서 영예로운 승리를 거둔 적이 많았다. 하지만 가장 최근 한국을 찾았을 때 그는 승장이 아닌 패장이었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사진=김영구 기자 |
스콜라리 감독은 31년 전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스콜라리 감독은 지난 11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고 또한 생생하다. 월드컵도 경험했지만 1982년 부산, 서울에서 경기해 이긴 기억이 난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가 열렸던 장소인 부산과 서울을 명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환상적인 순간을 깨고 싶지 않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던 스콜라리 감독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스콜라리 감독에게 항상 즐겁고 행복한 추억만 만들어 준 건 아니었다. 쓰라린 경험도 적지 않았다. 특히, 옛 기억보다 최근 방한해서는 빈손으로 돌아갔다.
2009년 2월 첼시에서 성적 부진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스콜라리 감독은 4개월 뒤 분요드코르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던 분요드코르가 야심차게 영입했다. 그러나 스콜라리 감독의 분요드코르는 8강에서 탈락했는데, 그 꿈을 좌절시킨 게 K리그의 포항이었다.
분요드코르가 8강 홈 1차전을 3-1로 이기면서 준결승 진출을 자신했지만, 원정 2차전에서 1-4로 패하며 탈락했다. 포항에겐 믿기지 않은 승리였지만
스콜라리 감독, 개인에게는 2009년 이후 4년 만의 방한이다. 기억의 저편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가장 생생한 최근 기억에서 그는 ‘패장’이었다. 한국은 결코 그에게 달콤한 열매만 안겨줬던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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