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제대로 혼이 났다. 잘 싸웠고 잘 배웠다. 세계 최강 중 하나인 브라질을 상대로 많은 걸 보고 느꼈던 한판이었다. 뛴 자와 본 자 모두 많은 걸 생각게 했다. 생각대로 좋은 배움의 장이었다.
그렇지만 그 가르침을 따끔하게 지적할 필요가 있다. 되새기고 또 되새겨야 한다. 브라질전이 남긴 교훈은 특히나 공격진에 화살이 쏠린다. 홍명보 감독의 바람대로 공격진은 많은 걸 느꼈을 터다.
실상 이날 경기 승패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14년 전 잠실에서 브라질을 꺾은 바 있지만, 그때와 현재의 브라질은 달랐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나선 ‘영원한 월드컵 우승 후보’ 브라질을 꺾는다는 건 지나친 바람이었다.
그렇지만 그 브라질을 괴롭히는 꿈 정도는 꿀 수 있었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도 이를 내심 기대했을 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브라질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한국의 골문만 두 차례 열렸다.
브라질은 강했다. 공격은 매서웠고, 수비는 단단했다. 직접 부딪히면서 많은 걸 배운 한판이었다. 사진(상암)=김영구 기자 |
두들기고 또 두들겼다. 그렇지만 끝내 브라질의 수비벽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공격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수비 역시 내실을 갖췄다. 수비 역시 톱 클래스다. 최근 A매치 8경기에서 단 5실점만 했던 브라질 수비다.
다비드 루이스(첼시)와 단테(바이에른 뮌헨)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의 공격은 번번이 이 두 대형 수비수에게 걸렸다. 또한, 브라질 수비에 막히자, 패스 미스도 적지 않았다. 협력 및 지능적인 수비에 실수가 나왔다.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전반 33분 김보경의 폭풍 드리블 속에 나온 중거리 슈팅, 그리고 후반 23분 이청용의 잘라 먹는 헤딩 슈팅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 두 번의 슈팅도 ‘골이다’라고 느끼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
브라질 공격은 한국과 달랐다. 빼어난 기본기를 갖추기도 했지만 큰 실수는 보이지 않았다. 저돌적으로 돌파하려는 브라질 선수들은 개인기만 앞세우지도 않았다.
그리고 정확한 패스 및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열었다. 참 쉽게 공격했고, 참 쉽게 골을 넣었다. 그 동안 마무리 패스 및 슈팅이 부정확했던 한국과는 대조적이었다. 직접 당하면서 보는 것으로도 배움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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