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최강의 팀을 가리기 위한 큰 무대였건만, ‘엔딩’만 흥미로웠다. 냉정히 말해, 과정은 엉망진창이었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1승씩을 나눠 가진 가운데 한국시리즈로 가기 위한 중요한 승부처였다.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라이벌끼리의 경기였다.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야구장에는 변함없이 구름 관중이 들어섰다. 2만5500석의 표는 일찌감치 동이 났다. 평소보다 웃돈을 주고, 예매 시작과 함께 ‘광 클릭’ 속에 구할 수 있는 표였다. 하지만 그 상승한 표 값만큼 값어치를 했느냐를 되새겼을 때, 야구장에 있던 누구나 쉬이 수긍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실책이 쏟아졌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겠지만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평소보다 값비싸게 표를 어렵게 구하 팬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사진은 3회 윤요섭(오른쪽)의 송구 실책 장면.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1회부터 매끄럽지가 않았다. 1회 LG의 공격에서 나온 1루수 최준석의 판단 미스와 3루 주자 김용의의 무모한 질주는 어설펐다. 김용의는 다른 주자를 살리기 위해 잠시 멈췄지만, 짧은 내야 땅볼 때 홈까지 뛰는 건 문제가 있었다.
LG는 실수투성이였다. 3회에만 실책 3개를 저지르며 흔들렸다. 유격수 오지환은 평범한 땅볼을 1루로 제대로 던지지 못했고, 포수 윤요섭도 아웃카운트를 하나 더 잡으려는 괜한 욕심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 이닝 실책 3개는 플레이오프 통산 3번째였다. 그 불명예의 기록을 세웠다.
5회에도 LG의 내야 수비는 흔들렸다. 첫 타자 이원석을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를 허용했는데, 떨어지는 공을 포수 윤요섭이 블로킹하지 못했다. 이어 최재훈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은 임정우가 1루로 지나치게 낮게 던지다가 뒤로 빠졌다. 김재호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기초적인 실수가 너무 많았다.
LG에 비해 그나마 낫던 두산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크게 다르지 않았다. 4-2로 쫓긴 6회 더스틴 니퍼트가 오지환을 사구로 내보내더니, 폭투로 주자를 불러들였다. 타선이 화끈하게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과정에서 1점을 너무 허무하게 내줬다.
내야 수비도 무결점하지 않았다. 6회 대타 현재윤의 내야 땅볼을 3루수 이원석이 잡았다가 놓쳤다. 허둥대다 1루로 급히 던졌는데, 1루수 글러브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빠졌다. 현재윤이 1루를 돌아 2루로 달렸는데, 그리 빠르지 않았다.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던 2루수 오재원이 공을 잡아 2루로 던졌는데 공은 좌익수에게 날아갔다. 송구 과정에서 매끄러움이란 게 없었다. 화를 자초하며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수비에 대한 기본이 전혀 안 됐다.
경기 막바지 흐름은 분명 흥미로웠다. 9회 펼쳐진 LG의 거센 반격으로 5-4, 1점차 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막판에 비해 초반 및 중반의 선수들 플레이는 아쉬웠다. 두 팀 모두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로 황당함을 안겼고, 맥을 뚝뚝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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