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안양) 서민교 기자] “(오)세근 오빠, 이거 먹고 힘내요.”
안양 KGC인삼공사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를 앞둔 23일 안양실내체육관. 다섯 살 꼬마 팬이 KGC 오세근을 찾았다. 꼬마 팬이 오세근에게 건낸 것은 쵸코과자 한 박스. 사연이 있었다.
꼬마 팬은 지난 20일 안양 고양 오리온스전에도 경기장을 찾아 오세근을 응원했다. 그런데 오세근이 힘이 없어 보인 모양이다. KGC는 이날 오리온스에 완패하며 5연패를 당했다. 경기를 마친 뒤 꼬마 팬은 오세근에게 “오빠, 힘이 너무 없어 보여요”라며 응원을 한 뒤 체육관을 떠났다.
사흘 뒤 경기를 앞두고 꼬마 팬이 일찌감치 체육관에 도착해 오세근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갔다. 그 선물이 쵸코과자 한 박스였다. 오세근은 “꼬마 팬이 너무 고마워 경기 전에 하나를 뜯어서 먹고 경기에 나섰다”며 “내가 신인 때부터 알았던 팬이다. 그땐 정말 어렸었는데 이렇게 커서 잘하라고 선물까지 줬다. 그래서 더 힘이 났던 것 같다”고 웃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이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승부처에 투입돼 부상 투혼을 벌이며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오세근은 이날 17분54초를 뛰며 9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승부처였던 마지막 4쿼터 천금같은 중거리슛을 터뜨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상범 KGC 감독은 “오세근이 중요한 순간에 들어가 수비에서 제 몫을 해준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밝혔다.
오세근은 올 시즌 발목 수술 후유증으로 예전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15분 정도로 출전 시간을 제한하며 경기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오세근은 경기 중에도 발목을 계속 만지는 등 아직 통증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오세근은 “몸이 정상이 아니다. 오른 발목에 힘을 못 줘서 왼쪽 무릎까지 무리가 왔다. 예전의 파워나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있고, 주저하는 것도 있다”며 “무리한 1대1보다는 (김)태술이 형이 주는 패스를 받아 쉬운 득점을 하면서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부상 후유증을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낼 셈이다. 오세근은 “나는 나를 믿는다. 내 몸 상태도 내가 제일 잘 안다. 하체와 발목 보완을 꾸준히 하면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한 뒤 “3라운드 정도 되면 좋아질 것 같다. 더 다칠까봐 무서운 것도 있지만, 무리하지 않고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3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안양 KGC의 경기에 모비스 벤슨이 KGC 오세근의 볼을 가로챈 후 골밑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사진(안양)=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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