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가을 야구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들을 뒤로한 채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2승만을 남겨뒀다.
두산은 잘 될 때도 잘 안 될 때도 승리를 기록하며 상위 순위의 팀들을 차례차례 꺾었다. 목동구장의 이점을 가진 넥센도, 잠실 라이벌 LG도 두산의 상승세에 무릎을 꿇었고,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의 삼성 역시 홈 대구구장에서 충격의 2연패를 기록하는 등 불붙은 두산의 기세에 맥을 차리지 못했다.
두산에게 빈틈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준플레이오프를 제외 하더라도 실책성 플레이, 중심타선의 침묵, 불안한 마무리, 수시로 끊기는 공격흐름 등 지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경기가 포스트시즌에서만 수차례 지속됐다.
두산이 월초 분위기와는 다른 전력으로 올 시즌 가을야구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두산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선전으로 가을야구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트시즌 2패 뒤 4연승, 그리고 1패 뒤 다시 4연승의 거침없는 행보다. 페넌트레이스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두산이 이정도로 선전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은 승리가 승리를 부르는 듯한 저력을 발휘하며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아슬아슬한 1점차 승부도, 동점의 균형이 이어지던 살얼음판 승부도 마지막에 웃는 것은 언제나 두산이었다. 강력한 타선의 장점을 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을 제외하면 끈질긴 승부 끝에 상대가 자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2점차의 경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며 점수차가 벌어진 경기조차 박빙의 승부 끝에 상대가 스스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어가다 빈틈을 놓치지 않는 스타일은 이제 두산의 승리 방정식으로 자리를 잡는 양상이다.
더욱이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펼친 두산은 경기를 더 할수록 전반적인 전력까지 상승하고 있다. 명품 승부까지는 아니더라도 명품 수비는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으며 포스트시즌 초반의 불안한 수비, 답답했던 타선은 어느새 두산만의 스타일로 물 흐르듯 자연스레 연결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후반 분위기와는 다르게 어느새 4연승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점치는 팬들도 늘어났다. 준플레이오프 탈락이 점쳐지던 10월 초와는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 것. 이는 분명 치열한
물론 두산의 향후 행보를 점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칫 지난 2007년과 같이 2연승 뒤 4연패라는 아쉬운 결과가 도출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산의 상승세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며 준우승보다는 우승에 한발 더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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