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여자농구 감독들 미디어데이서 입담 폭발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서민교 기자] 여자프로농구 감독들이 2013-14시즌 개막을 앞두고 장외 설전을 벌였다. 입담만 놓고 보면 우승을 가리기 힘들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5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우리은행 2013-14 여자프로농구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 및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6개 팀 감독과 선수들이 모인 가운데 화끈한 시즌 개막을 알렸다.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로 한 달 늦게 개막하는 올 시즌은 비시즌이 길었던 만큼 각 팀들의 우승을 향한 자신감도 넘쳤다. 특히 각 구단 감독들의 재치 넘치는 입담은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를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2013-2014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6개 구단 감독과 주장이 참석, 새 시즌 출사표와 포부를 밝혔다. 사진(서울)=김영구 기자

6개 팀 감독들은 모두 자신의 팀이 우승을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며 경쟁을 부추겼다. 특히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안세환 구리 KDB생명 감독은 톡톡 튀는 입담으로 폭소를 자아내며 기존 감독들을 긴장시켰다.
안 감독은 훈련 양이 많은 여자프로농구 대세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안 감독은 “우리는 운동 양보다 질로 비시즌을 보냈다. 운동 양만 많이 하면 부상이 올 수도 있고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난 선수 시절부터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도 집중력 있게 임팩트를 줬다. 코치진이 훈련 양을 늘리라고 해서 트러블이 있었는데도 줄였다. 감독이 다칠 정도로 했으니까 선수들은 더 열심히 한 것이다. 우승은 우리가 할 것”이라고 했다. 안 감독은 연습 도중 시범을 보이다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깁스에 목발을 짚은 채 미디어데이 현장을 찾는 투혼(?)을 보였다.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비웠던 디펜딩 챔피언 위성우 춘천 우리은행 감독도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위 감독은 “계속 자리에 없어서 누가 우승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승을 다시 하고 싶다”며 안산 신한은행과 KDB생명을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위 감독은 “지난 시즌처럼 정상적인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코치들과 선수들이 착실히 준비했다고 믿고 있다. 내가 없으니까 더 힘들게 시켰다고 하더라”며 만족했다.
지난 시즌 7년 연속 통합우승 도전에 실패했던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도 독을 품었다. 임 감독은 “운동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우승을 결정한다. 우리가 운동을 가장 많이 해서 특별히 다른 팀은 우승 후보로 찍을 팀이 없는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임 감독이 “지난 시즌보다 운동 양은 많이 늘리지 않았다”고 하자, 선수들이 야유를 보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정신력 강화에 집중했는데, 선수들의 정신력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서동철 청주 KB스타즈 감독도 “운칠기삼이라고 하는데 올해는 우리한테 올 것 같다”며 “훈련 과정의 체력과 기술 고민 중 기술적인 부분을 더 보완하는데 집중했다. 일찍 볼을 만지면서 체력도 같이 끌어올리도록 신경썼다. 가드 약점을 불식시키기 위해 훈련에 집중해 가드 왕국으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다”고 자신했다.
조동기 부천 하나외환 감독도 당찬 각오로 나섰다. 조 감독은 “우승 팀에 대해선 하나외환 말고 다른 팀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며 은근히 도발한 뒤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트랜드가 된 것 같다.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린 집중력 있게 훈련을 했다. 모두들 우승 당위성을 다 갖고 있을 것이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다른 팀들을 밴치마킹하며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호근 용인 삼성생명 감독은 우승 팀에 대한 질문에 가장 뜸을 들였다. 이 감독은 “얘기를 들어보니 전 구단이 우승할 것 같다”며 농을 던진 뒤 “1라운드가 끝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우리도 당연히 우승을 할 것이라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지난 시즌부터 부상으로 부진했던 김한별의 부활을 기대했다.
한편 여자프로농구는 올해부터 외국선수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뀌면서 우승 팀을 예측하기 힘든 박진감 넘치는 시즌을 예고했다. 오는 10일 춘천에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공식 개막전으로 7라운드 대장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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