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윤석민은 과연 어느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을까.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작년 같은 시기 류현진과 비교해보면 그들의 시선을 가늠할 수 있다.
ESPN의 전문가 칼럼니스트 키스 로는 5일(한국시간) 스토브리그 FA랭킹에서 윤석민을 37위에 올려놨다. 같은 날 앞서 발표된 야후 스포츠 랭킹에서는 35위에 올랐다. 2일 MLB 닷컴은 윤석민을 FA시장에 나온 재능있는 투수 10위에 올렸다. 미국 언론들의 평가는 투수 랭킹 10위에서 20위 정도로 대동소이한 편이다. 국내에서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나 지나친 비관론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순위다.
미국 언론이 평가한 윤석민의 FA랭킹은 류현진에 비해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충분히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수준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렇다면 윤석민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야후 스포츠는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윤석민이 건강하다고 말하고 있다. 시속 144~148km 슬라이더를 던지는 윤석민이 선발 혹은 중간 계투가 적합할지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몸값은 의문이다”라고 언급했다. 핵심은 건강 상태인데, 강력한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는 윤석민이 중간계투로서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시선이다. 순위는 선발 투수 중 13위에 해당하는 비교적 높은 순위다.
ESPN이 매긴 윤석민의 순위도 한국에서만 활약했던 투수에 대한 평가치고는 굉장히 높은 편이다. 투수만 놓고 따져보면 16번째에 해당한다. 윤석민의 순위 앞쪽에는 우발도 히메네즈, 어빈 산타나, 리키 놀라스코, A,J 버넷, 맷 가자, 바톨로 콜론, 스캇 펠드먼, 구로다 히로키, 스캇 캐즈미어, 팀 허드슨, 댄 해런, 제이슨 바르가스, 조쉬 존슨, 필 휴즈, 폴 마홀름, 크리스 영 같은 투수들이 포진돼 있다.
에이스급 투수들은 적지만 대부분의 팀에서 충분히 2~5선발을 맡을 수 있는 경험 많은 베테랑 투수들이다. 윤석민에 비해서 낮은 랭킹을 받은 조 네이선, 페르난도 로드니, 호아킨 베노아, 브라이언 윌슨 등의 베테랑 구원 투수, 제이슨 해멀이나 브론슨 아로요 같은 백전노장 4~5선발급 투수들이 포진돼 있다.
하지만 시선에는 아직 의문이 포함돼 있다. 키스 로는 윤석민이 올해 201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이후 부진했고, 불펜으로 옮긴 이후에도 선발로서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는 90~92마일의 직구와 슬라이더, 평균이상의 체인지업을 구사했지만 올 시즌 직구 구속이 87~90마일 정도의 직구를 던졌고 변화구의 비중도 늘어났다”고 비교적 상세하게 최근 윤석민의 상태를 언급했다.
이어 키스 로는 “윤석민의 직구는 단조롭고 높은 코스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선발보다는 불펜에 적합하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출중하다고 평가하면 4선발 또는 5선발로 뛸 수는 있다”는 다소 박한 평가를 덧붙였다. 불펜투수로 더 적합하지만 4~5선발 정도는 가능하다는 평인데, 지난해 류현진을 “선발 보다는 불펜 투수에 더욱 적합하다”고 평한 것과 비교하면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결국 아직은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윤석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순위 자체는 팀을 찾는 것이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한 수준이다. 통상 순위 50위권안에 든 선수들은 대부분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는다. 산술적으로 생각해도 매년 150여명 정도 쏟아지는 FA 시장에서 37위 혹은 35위의 순위라는 것은 나쁘지 않은 수치다. 선수가 협상에서 특별한 조건들을 고집하지 않는 이상 무난하게 소속 팀을 찾을 수 있다는 평가인 셈이기도 하다. 윤석민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미국 언론들이 진출 전 매긴 랭킹은 사실 무의미하다는 것을 류현진이 이미 증명한 바 있다. 류현진은 초기 의구심을 쏟아냈던 미국 언론들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의 거액의 포스팅비용과 연봉을 받고 LA다저스에 입단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평균적인 2선발 수준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전이나 입단 전 미국 전문가들의 평을 훨씬 뛰어넘는 활약을 했다.
윤석민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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