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FC 서울의 아시아 정복기는 마지막 관문에서 막혔다. 지지 않았지만 원정 다득점에 발목이 잡히면서 우승트로피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게 내줬다.
서울은 9일 오후 9시(한국시간)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광저우와 1-1로 비겼다. 1차전을 2-2로 마쳤던 두 팀은 2차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원정 다득점에 따라, 서울은 4-5로 뒤지며 준우승에 그쳤다.
서울은 2001-02시즌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11년 만에 오른 아시아 클럽 대항전 결승 무대였지만,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광저우는 사상 첫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1989-90시즌 랴오닝 FC 이후 통산 2번째 우승이다.
FC 서울은 9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1-1로 비겼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서울은 준우승에 그쳤다. 사진=MK스포츠 DB |
3골 이상 무승부나 승리를 해야 우승할 수 있는 서울이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입장이나 서울은 무모하게 덤비지 않았다. 뒷문을 단단히 잠그면서 승부수를 후반에 띄우려 했다.
때문에 전반은 광저우가 두들기고, 서울이 막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콘카, 무리키, 엘케손을 앞세운 광저우의 공세는 위협적이었지만, 서울의 골문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전반 16분 콘카의 슈팅이 오른 골 포스트를 강타한 건 서울에게 행운이었다.
전반 30분까지 내내 눌리던 서울은 이후부터 서서히 반격에 나섰다. 후반 시작과 함께 윤일록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공격적인 색깔을 입혔지만, 공격이 차단된 뒤 역습에 대한 방어가 미흡했다. 후반 12분 무리끼의 침투 패스로 수비가 뚫렸고, 빠르게 쇄도한 엘케손이 골을 터뜨렸다.
1골이 필요한데 1골을 잃었다. 서울은 이제 2골이 필요해졌다. 반격은 빨랐다. 4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차전에서 2골을 합작한 에스쿠데로와 데얀이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 에스쿠데로가 수비진을 흔들었고 데얀이 오른발 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남은 30분여동안 진짜 1골 싸움이 펼쳐졌다. 광저우나 서울이나 서로의 골문을 여러 차례 두들겼다. 팽팽했다. 승부의 추는 어디에도
서울은 마지막 힘을 짜냈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후반 38분 윤일록이 때린 회심의 슈팅은 골문을 빗나갔고, 잇단 세트피스는 세밀함이 떨어지며 결정적인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1골이 더 필요했지만 더 이상 광저우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서울의 아시아 제패의 꿈도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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