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월드컵(2006년 이탈리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1995-96시즌 유벤투스), AFC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한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됐다.
리피 감독의 아시아 제패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이장수 감독의 후임으로 취임한 지 1년 6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지난해 8강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의 ‘모래바람’에 당했지만 더 이상 실수는 없었다. 두 번의 도전 만에 정상을 밟았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맡은 지 1년 6개월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K리그를 정복하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세계적인 명장은 아시아 무대에서도 통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브라질 우승을 지도한 스콜라리 감독이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를 맡아 도전했지만 실패한 걸 리피 감독은 이뤄냈다.
리피 감독의 AFC 챔피언스리그 성적도 ‘깡패’ 수준이다. 11승 4무 2패로 승률이 76.5%에 이르렀다. 41득점 16실점으로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리피 감독의 아시아 정복 이야기에는 ‘오점’이 남아있다. 그는 아시아를 정복했지만 K리그를 정복하지는 못했다.
리피 감독의 광저우가 첫 상대한 K리그 팀은 전북 현대였다. F조에 함께 속했는데, 광저우는 전북과 연이어 비겼다. 3월 12일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했다. 경기 전날 핑계를 대며 기자회견에 불참했던 리피 감독의 오만방자함은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5월 1일 전북을 안방으로 불러들였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광저우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했지만 결승에서 서울을 이기진 못했다. 1,2차전 합계 3-3으로 비겼다. 원정 다득점에 의해 힘겹게 따돌리고 우승을 했다. 서울 원정길에서 2골을 넣은 게 우승 원동력이 됐다.
이쯤 되면 리피 감독의 K리그 무승 징크스라고 표현해도 될 법하다. 4번 겨뤘는데 단 한 번도 못 이겼다. 서울을 안방에서 크게 이
리피 감독은 광저우와 2년 6개월 계약을 맺었다. 재계약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내년 1번 더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수퍼리그는 조별리그에서 K리그, J리그와 반드시 만나게 되어있다. 리피 감독의 K리그 무승 징크스는 내년에도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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