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손흥민(21·레버쿠젠)이 9일(이하 현지시간) 해트트릭으로 골 가뭄을 씻었다.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한국인 첫 분데스리가 해트트릭을 하며 자신의 진가를 선보였다. 그간 그를 향한 의구심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던 터라, 대반전을 이룬 셈이다.
해트트릭, 하나로 그를 향한 시선은 확 바뀌었다. 찬사가 쏟아졌다. 독일 언론은 물론 유럽 언론은 손흥민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빌트’는 가장 좋은 평점 1점을 줬고, ‘유로스포트’는 전문가 평점에서 10점 만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의미가 크다. 차범근도 하지 못했던 업적이기도 하나, 숱한 ‘외풍’을 견뎌내며 이룬 작품이었다. 지난 9월 24일 DFB 포칼 빌레펠트전 골 이후 기나긴 침묵에서 깨어났다. 도움 2개에 그쳤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8월 10일 프라이부르크전 이후 3개월 만에 분데스리가 골 맛을 봤다. 친정팀인 함부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하며 골 폭죽을 터뜨렸다. 사진=MK스포츠 DB |
함부르크전 이전까지 3골을 넣었지만 DFB 포칼에서 2골을 넣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8월 10일 프라이부르크와 개막전 골이 전부였다. 함부르크전 이전까지 3개월째 리그 무득점이었다. 손흥민은 “(나도 동료들처럼)리그에서 골이 ‘팡팡’ 터져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무득점이 길어질수록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압박을 받지 않으려 하나, 골이 터지지 않으니 조급증이 생겼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여기에 LG전자가 레버쿠젠의 유니폼 공식 스폰서(하우스 스폰서)가 된 것도 손흥민에겐 부담이었다.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는 걸 잘 알고, 또한 보다 편안하게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렇지만 그에 따르는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게 손흥민에겐 적지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누구보다 골을 바랐던 건 손흥민일 터다. 그리고 마침내 함부르크전에서 3골을 몰아쳤다. 외풍보다 더 힘들었던 내풍, 이를 견디고 이겨냈기에 홀가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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