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올 겨울 FA(자유계약선수) 1호가 탄생했다. 롯데는 13일 강민호와 계약기간 4년에 7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10억원)에 합의했다.
강민호의 FA 계약은 의미가 크다. 단순히 FA 최대어가 롯데에 잔류했다는 게 아니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FA 시장의 최대 한계선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즉, ‘강민호 나비효과’다.
강민호를 비롯해 장원삼(삼성), 정근우(SK), 이용규(KIA)는 FA를 신청한 16명 가운데 ‘빅4’로 분류됐다. 빅4이긴 한데 그 가운데에서도 강민호가 ‘톱’이었다.
“미안해요, 롯데에 남기로 했어요.” FA 강민호는 13일 롯데와 계약을 했다. 강민호를 노렸던 다른 구단들로선 김이 빠졌다. FA 영입 계획도 ‘플랜B’로 변경됐다. 그리고 그의 계약 규모는 장원삼, 정근우, 이용규 등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강민호의 계약조건은 다른 FA 15명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아직 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장원삼, 정근우, 이용규가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듯하다.
오랜 시간 끝에 FA 자격을 취득해, 그 권리를 톡톡히 행사하려 했던 이들이다. 그리고 저마다 ‘합당하고 정당한 대우’를 희망했다. 자존심이 곧 돈이다. 거액의 조건을 희망했을 건 당연하다. 하지만 시장 평가가 더 높았던 강민호보다 나은 조건을 구단에 제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각 구단도 그 아래로 판단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75억원이라는 최고액 제한선이 생긴 셈이다.
또한, 각 구단들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포수가 취약한 LG와 한화가 강민호에게 관심을 보였던 건 누구나 아는 일이다. 돈도 두둑하게 준비했지만, 강민호에게 쓸 이유가 없어졌다. 전력 보강 계획도 틀어졌다. 플랜B를 고려해야 한다. 쓰지 못한 돈으로 FA 시장에 나올 다른 선수를 잡아야 할지, 내년 FA 시장을 기약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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