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서민교 기자] “NBA 콜 오면 무조건 보낸다.”
‘농구대통령’ 허재(48) 전주 KCC 감독이 이루지 못한 미국프로농구(NBA)의 꿈을 ‘제2의 허재’ 김민구(22)가 이룰 수 있을까. 허 감독이 김민구의 든든한 지원자로 나섰다.
NBA는 전 세계 농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다. 한국인으로는 221cm의 센터 하승진(28, 공익근무)이 NBA를 경험한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못 넘을 벽은 아니다. 대만계 미국인 가드 제레미 린(25, 휴스턴 로키츠)이 NBA에서 ‘린세니티’ 열풍을 일으키며 아시아인들에게 꿈을 현실로 바꿨다.
허재 전주 KCC 감독이 소속팀 신인 가드 김민구에 대해 극찬하며 NBA 진출 가능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
국내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허재 감독의 눈에 비친 김민구의 NBA 진출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허 감독은 “가능성과 재능은 분명히 있다”며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다. 슈팅과 패스, 돌파 방향 등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낙관적인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부연 설명이 붙었다. 허 감독은 “지금 바로 갈 수도 있겠지만, 구력이 붙어야 하고 웨이트도 더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감독은 1990년대 초‧중반 해외 프로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경험이 있다. 1990년 아르헨티나 세계선수권대회 이집트전에서 62득점을 혼자 기록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고,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역대 세계선수권 개인 최다 득점 신기록으로 남아있다. 이후 1994년 토론토 세계선수권에서도 맹활약한 이후 해외에서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허 감독은 모든 해외 콜을 고사했다.
허 감독에게도 아쉬운 추억 속 이야기다. 허 감독은 “안 간게 아니라 못 간거지”라며 “그땐 내 나이가 서른이었기 때문에 너무 늦었다”고 했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허 감독은 “내 나이가 어렸으면 당장 갔을 거다. 가려면 일찍 갔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구는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않은 만 22세에 불과하다. 신체 조건과 운동능력, 기량도 출중하다. 191cm-91kg의 린과 비교해 체중이 부족할 뿐 190cm-78kg으로 사이즈도 비슷하다.
허 감독은 “김민구에게 NBA에서 콜이 온다면 무조건 보낼 것”이라며 “당연히 팀은 손해이지만, 한국 농구를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내다봤다. 허 감독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선수들도 골격 자체가 다르다. 보는 것보다 훨씬 몸싸움이 심한 곳”이라며 “어렸을 때 세계선수권에서 유럽 선수들을 부딪히면 힘이 정말 좋았다. 그 선수들이 안 빨라 보여도 한 명 제치고 나가기가 무지하게 버거웠다. 한 명이야 제치더라도 뒤에 커다란 애가 딱 버티고 있다. 사보니스 앞에 가면 공간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221cm의 아비다스 사보니스(은퇴)는 국제농구연맹(FI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리투아니아의 전설적인 센터다.
허 감독은 “NBA의 벽은 높다. 민구가 NBA에 가더라도 뛰지 못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또 군대 문제도 있다. 실력 뿐 아니라 성격과 마인드도 다 중요하다”며 “그
김민구가 허 감독의 한을 풀 수 있을까. 가능성은 활짝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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