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FIFA 랭킹 7위에 빛나는 스위스와의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일반적인 인지도 측면에서 슈퍼스타급 플레이어는 없으나 홍명보 감독의 표현대로 축구적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그 치열한 유럽예선을 1위로 통과하고 브라질월드컵에 진출했다. 10경기에서 7승3무. 스위스의 현주소다.
얻을 것도 점검할 것도 많은 상대다. 유럽예선 10경기에서 불과 6실점에 그쳤던 빈틈없는 스위스 수비를 어떻게 뚫어낼 것인지, 그 단단한 수비 이후 빠르고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는 역습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가 큰 틀에서의 관전 포인트다. 우리는 약하고 상대는 강점을 보이는 세트피스 상황 전개도 궁금하다.
김신욱이라는 공격수의 가치증명을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신욱 활용법을 잘 알고 있는 손흥민 이근호 이용 삼총사가 중요하다. 사진= MK스포츠 DB |
홍명보 감독은 어떤 형태로든 김신욱의 출전을 염두하고 있다. 소집 첫날이던 12일 홍 감독은 “김신욱을 제외한 9명이 고민해야한다. 남은 이틀 동안 어떻게 하면 김신욱이라는 공격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다른 선수들과 고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역시 관건은, 김신욱보다는 김신욱을 활용해야하는 다른 이들이다. 그래서 김신욱 활용법을 잘 알고 있는 세 명의 도우미들에게 시선이 향한다. 손흥민 이근호 이용을 주목해야 한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김신욱의 절친이다. 파주에 입소하자마자 “독일에서도 한국축구 소식을 체크한다. 신욱이형이 K리그에서 19골이나 터뜨린 것을 알고 있다. 골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내가 넣은 것처럼 기쁘더라”는 말로 ‘톰과 제리’로 통하는 둘의 관계가 역시 특별함을 전했다. 그런 손흥민은 “밖에서 우리를 향한 기대가 큰 만큼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호흡이라는 측면에서 마음이 통한다는 것은 중요한 배경이다. 김신욱에게도 스스럼없이 장난을 걸어오는 손흥민은 기댈 수 있는 존재다. 손흥민은 “(신욱이형은)큰 키에 볼 간수 능력도 좋고, 무엇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다. 팀에 이런 유형의 공격수가 있다는 것은 큰 도움”이라고 칭찬한 뒤 “주위에서 잘 돕고 이용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제리의 칭찬에 춤추는 톰을 기대한다.
이근호는 김신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파트너다. 입대 전 이근호와 김신욱은 울산이 자랑하는 ‘빅&스몰’ 조합이었고 둘은 2012년 팀을 ACL 정상에 올려놓았다. 실제 호흡에서는 이근호가 손흥민보다 앞선다.
김신욱을 잘 아는 이근호는 “높이가 좋은 선수인데 키를 활용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저 크로스를 올리는 것에만 그쳐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면서 “처진 스트라이커나 주변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신욱이의 머리에 맞고 떨어지는 공을 좋은 위치에서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용설명서를 소개했다. 사용해본 사람으로서의 경험담이다.
김신욱 도우미 삼총사의 마지막은 현재 울산에서 함께 뛰고 있는 오른쪽 풀백 이용이다. 홍명보호에서 제법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용은 스위스전에서도 선발이 유력하다. 김신욱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어떤 타이밍과 어떤 높이로 크로스를 올렸을 때 효과적인지, 이용과는 팀 훈련과 K리그 클래식 경기를 통해 수도 없이 호흡을 맞췄다.
단조롭게 김신욱의 머리만 겨냥하는 것이 단점일 뿐이지 머리를 적절하게 쓰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196cm라는 키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김신욱을 향한 ‘필요할 때의 크로스’는 중요한 공격옵션이다.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시도할 좌우풀백들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면에서 이용
장점이 많은 공격수다. 단순히 머리만 쓸 줄 아는 공격수도 아니다. K리그 클래식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격수다. 장점이 많은 공격수를 그냥 썩히는 것은 낭비고 손해다. 어떤 형태로든 홍명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그 가치증명을 도와줄 삼총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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